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1.22.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1.22.

[김민호 기자]  '기자 회칼 테러' 언급으로 물의를 빚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사과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알려진지 이틀 만이다.

황 수석은 16일 오전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에 사과의 글을 보냈다.

황 수석은 "저의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다. 언론인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떠올리고 싶지 않았을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 여러분께도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공직자로서 언행을 각별히 조심하고, 더 책임있게 처신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황 수석은 출입기자들과 식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 내가 (군)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했다.

이는 군사정권 시절 정보사 군인들이 군에 비판적 칼럼을 쓴 기자를 습격한 '정보사 회칼 테러'를 언급한 것으로, 정부와 '바이든 날리면' 보도로 갈등을 빚고 있는 MBC를 상대로 한 협박성 발언이라고 MBC가 지난 14일 보도했다.

황 수석은 또 이 식사 자리에서  5·18과 관련해 "훈련 받은 누군가 있지 않고야 일반 시민이 그렇게 조직될 수 없다"며 북한 배후설도 거론했다고 한다.

해당 발언이 알려지자 MBC기자회,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영상기자협회·한국PD연합회 등 언론단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비난이 쏟아졌으며 이들은 윤 대통령에 황 수석 해임을 요구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조차도 "부적절 발언"이라고 했다.

황 수석은 해당 발언이 '농담'이라는 입장을 냈으나 이 역시 적절치 못한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같이 논란이 확산한 데다,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당사자인 이종섭 전 국방장관 출국 논란까지 겹치면서 대통령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들끓자 황 수석은 사과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4.10 총선 공천을 받은 후보자들의 각종 '막말' 논란이 한창인 중에 자신의 발언이 선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도 했을 수 있다. 

사과는 했으나 "앞으로는 공직자로서 언행을 각별히 조심하고, 더 책임있게 처신하겠다"라고 한 점으로 미뤄, 사퇴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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