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약관대출 71조 원 '역대 최대'

13일 서울시내 은행 대출창구 앞에서 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13일 서울시내 은행 대출창구 앞에서 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정재원 기자] 고금리·고물가로 가계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불황형 대출로 꼽히는 보험약관대출이 지난해 70조 원을 넘어서는 등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의 보험계약 대출 잔액은 71조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생명보험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52조6,000억원, 손해보험은 18조3,000억 원이었다.

이같은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갈수록 늘고 있다. ▲2021년말 65조8,000억 원 ▲2022년말 68조 원 ▲지난해말 71조 원으로 증가 추세다.

보험 약관대출은 보험 가입자가 보험 해지환급금의 범위에서 대출받는 상품이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의 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3년간 보험 해약 건수도 늘고 있다.

생명보험 손해보험 해약건수는 ▲2021년 1,146만6,000건 ▲2022년 1,165만4,000건 ▲지난해 1,292만2,000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경기 부진과 고금리에 자금줄이 막힌 서민과 소상공인들이 보험을 해약하거나 약관대출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보험사에서 대출받은 사람의 32.1%는 총 3곳 이상 금융사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로 집계됐다.

다중채무자는 부채의 규모가 크고 채무변제 등을 통한 신용회복률이 낮다.

단순 부실뿐만 아니라 연쇄부실 가능성 역시 크다는 점에서 서민정책금융 확대 등 숨통을 열어 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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