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불편, 25년 해 먹은 당과 의원 책임"
"정부에 힘 실을 건 싣고, 쓴소리도 할 것"

[김민호 기자] 국민의힘 소속 인천 계양을 후보로 나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23일 출마 선언을 하면서 "계양에 정직한 정치를 심으러 왔다"고 밝혔다. 원 전 장관은 이날 계양 임학사거리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다른 정치, 정직한 정치, 약속을 지키는 정치를 해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 후보 캠프가 자리 잡은 임학동 임학사거리 일대는 그를 보러 온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사거리 옆 임학광장에 설치된 무대 주위를 수백 명의 인파가 모여 빙 둘러쌌다. 이날 원 후보의 출마 선언을 보러 온 인원은 캠프 측 추산으로 총 1,2000여 명이다.

검정 양복, 빨간색 넥타이 차림의 원 후보가 무대 위로 올라서자 지지자들이 그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원 후보는 “(이런 에너지를) 선거운동 기간이 되면 원 없이 분출하자. 나중에 한 번에 폭발시키자”고 호응했다.

“계양을에 정직한 정치를 심으러 왔다”

원 후보는 무대 위로 올라서 “계양을에 정직한 정치를 심으러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스스로에게 “나는 누구인가, 왜 이곳에 있는가, 무엇을 하기 위해 있는가”란 질문을 던졌다며, 그 답을 ‘정직한 정치’에서 찾았다고 밝혔다. 

원 후보는 “40년 전이다. 1985년 1월에 인천 부평공단에 한 금속공장에 갓 취업한 21살의 청년이 있었다”며 “저는 여러 학생운동 끝에 인천의 한 공장에 위장취업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열심히 땀 흘려 사는 사람들에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젊음을 바쳐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청년이 바로 40년이 지나 여러분 앞에 이렇게 서 있다”며 “저의 한 몸 이익보다는 우리나라 전체, 이웃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마음을 쓰고 노력하는 게 보람찬 삶이라는 신념은 40전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통·재개발·교육을 핵심으로 하는 3대 공약을 밝혔다. 원 후보는 “저의 핵심 공약은 첫 번째 교통 공약”이라며 “지하철 2호선을 도두리와 서운역으로 들어오도록 하는 내용을 (관계자들과) 협의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의 핵심 공약은 첫 번째 교통 공약”

또 “동양동에서 계양신도시를 거쳐 김포공항과 연결하는 두 가닥의 지하철을 끌어오는 것, 4년 뒤가 아닌 2025년 착공을 목표로 진행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계산2동과 계양2동의 40년 된 아파트들은 그동안 재개발을 못 했다. 재개발 후 상인들과 세입자에 대한 대책도 없었는데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함으로써 국비 1,000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역세권 개발을 할 수 있는 개념으로 제가 명예추진위원장을 맡아 재개발, 재건축을 추진하겠다. 저는 국토교통부 장관을 했던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공약으론 교육비 경감 교육특구 지정을 내걸었다. 그는 “계양에 이미 지정된 국제화 교육특구에 더 얹어서 사교육비 경감 교육특구를 전국 최초로 지정하겠다”며 “계양을 교육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오후 인천 계양구 임학동에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원희룡 캠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오후 인천 계양구 임학동에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원희룡 캠프)

"25년 이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해 먹었던 그 당과 국회의원들이 책임을 져야"

야당 후보이자 지역구 현역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발언들도 이어졌다.

원 전 장관은 "다들 살기가 어렵다고 한다. 살기 어려운 것에 가장 큰 책임은 현 정부에 있는 게 맞다"면서도 "하지만 계양의 경우 사람들이 살기 어려운 이유가 많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이 지역의 교통, 주거, 교육, 문화, 환경에 대한 불편은 25년 동안 이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해 먹었던 바로 그 당과 국회의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계양을 선거는 전 국민이 주목하고 있다"며 "거짓말하고 남 탓만 하는, 잘못을 조금도 인정하지 않고 3년이나 남은 정권을 자기들의 범죄 혐의를 피하기 위해 탄핵하겠다는 그런 정치를 우리가 퇴장시키고 부끄럽지 않은 정치를 계양에서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계양은 저의 마지막 지역구가 될 것이고, 마지막 제2의 고향이 될 것"이라며 "생과 사를 계양 주민에게 던질 테니 함께 정직한 정치가 꽃 피고 살아나는 것을 만들어달라"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오다보니 (현수막에) 이재명 아니다. '이·채·양·명·주 아웃'이라고 쓰여 있더라 제 눈에는 왜 이재명 아웃이라고 보이죠"라고 비꼬기도 했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쌓여서 올라가고 있다"

원 전 장관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의에 "여론조사 기관은 전화로 하지만 저와 지지자들은 발로 주민들을 만나서 가슴 뚜껑을 열고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며 "하루하루가 다르게 쌓여서 올라가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전날 한 지역주민과의 대화를 소개하면서 "(주민이) '원희룡 당신은 그놈이 그놈 아니지. 내가 찍으면 이기지. 약속하면 찍으러 가겠다.'고 해서 제가 '저는 그놈과 다릅니다. 찍으면 이깁니다'라고 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총선 상황을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는 "집권여당으로서 국민들이 부족해하는 것에 대해 겸허하고 잘 해내겠다는 진심을 어떻게 전달할 것이냐. 그런 것이 남은 선거에서 선택을 좌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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