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오피스텔 10채 등 38억 부동산 보유… 반면 대출도 37억 원
부동산 전문가 "전형적인 갭투기, 전문 꾼들 아니면 일반인 어렵다"
이영선 후보 "배우자가 나도 모르게 했고, 신고과정서 뒤늦게 알았다”
공천 취소로 세종갑, 류제화 국민의힘·김종민 새로운미래 후보 양자 대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 이영선 (세종특별자치시갑) 후보와 '후보자 추천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 이영선 (세종특별자치시갑) 후보와 '후보자 추천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4.10총선이 1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23일 오후 이영선 세종갑구 후보를 제명하고 공천을 취소했다. 검증 과정에서 다수의 주택을 보유해 갭투기 의혹이 제기됐지만 재산보유현황을 당에 허위 제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후보는 '친명' 민변 출신으로 홍성국 의원이 불출마한 세종갑구에서 노종용·박범종·이강진 예비후보들과 4인 경선경선에서 승리해 공천을 받았다. 

강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는 이 후보를 제명하고 공천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 후보는 공천 검증 과정에서 다수의 주택을 보유하고 갭투기를 한 의혹이 있음에도 재산보유현황을 당에 허위로 제시해 공천 업무를 방해했음이 선관위 재산 등록과 당대표의 긴급지시에 따른 윤리감찰을 통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가 공개한 부동산 대부분은 세종이 아닌 타 지역 재산으로, 상호금융권 은행까지 동원한 '영끌 갭 투기'로 확인됐다. 예비후보 단계에서 제대로 거르지 못한 민주당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천 취소된 이 후보가 지난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 등록 재산 공개에 따르면 아파트 4채, 오피스텔 6채, 상가 1채, 임차권 1건 등 총 38억 287만 원 상당의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신고했다. 

공천 취소된 이영선 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한 재산 현황 일부.(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천 취소된 이영선 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한 재산 현황 일부.(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이 후보가 공개한 재산을 살펴보면 대부분 은행 대출을 이용해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구입하고 임차 보증금 등으로 메꾸는 방식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개된 부동산 내용을 보면 아파트는 ▲경기 고양 일산서구(145.82㎡) ▲인천 서구 검단로(74.93㎡) ▲인천 서구 검단로와 면적이 다른 인천 서구 검단로(84.72㎡) ▲세종 반곡로(84.45㎡) 등 4채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세종 반곡로 1건을 제외한 나머지 3건은 본인과 배우자 공유 2분 1로 지분이 분할됐다.

오피스텔은 ▲경기 화성 동탄대로 9가길(65.51㎡) ▲경기 수원 영통 대학로길(39.50㎡) ▲경기 수원 영통 대학로길과 면적이 다른 경기 수원 영통 대학로길(40.70㎡) ▲대구 달서구 와룡로 31길(84.83㎡) ▲대전 유성 도안대로(84.97㎡) ▲경기 구리 갈매순화로(39.00㎡) 등 6건이다. 이중 경기 화성 동탄도로 9가길 오피스텔 1건은 이 후보자 본인 소유며 나머지 5건 모두는 배우자로 등록됐다.

공개된 채무 현상을 보면 은행, 캐피탈 대출 총 6건과 임차보증금과 월세 보증금 10건을 합한 금액은 37억6,893억 원으로 아파트 4채, 오피스텔 6채, 상가 1채, 임차권 1건 매매 금액인 38억 287만 원과 비슷했다.

이영선 후보 등록 채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캡처)
이영선 후보 등록 채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캡처)

이와 관련 선관위에 제출된 자료를 살펴본 한 부동산 관련 대표는 “은행 대출을 최대한 받고 임차, 월세 보증금을 받아 다른 곳에 또 매매하는 전형적인 갭투기 방식”이라며 “국내 곳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아파트와 오피스텔 매매는 흔치 않은 경우며 소위 전문 꾼들이 아닌 일반인이라면 어렵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와 관련 “배우자가 나도 모르게 투자했고 이번에 공천 받고 재산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알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가 대전 서구갑 예비후보로 뛰던 지난 1월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책을 제시하는 등 부동산 관련 정책에 공을 들였던 인물이었고, 4년 전 21대 총선에서도 경선을 치렀던 만큼 지역에서는 군색한 변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민주당 내부 사정에 밝은 지역 정가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선관위 재산 등록에 앞서 예비후보 등록 때도 재산을 공개하고 그걸 바탕으로 공천 심사가 이뤄진다"며 "심사가 허술했고, 그게 아니라면 심사하시는 분들이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었다고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선거를 20일도 채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발생한 공천 취소 사태에 개인은 물론 민주당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4·10 총선 후보자 등록이 마무리된 이후 이 후보의 공천을 취소함에 따라 민주당은 세종갑에 후보를 낼 수 없다. 사실상 무공천 상태로 남게 됐다. 이 후보의 공천이 취소되면서 세종갑은 류제화 국민의힘 후보와 김종민 새로운미래 후보의 양자 대결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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