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 송파구 양재대로 가락시장에서 가진 '국민의힘으로 민생살리기' 선거운동개시 민생현장 방문을 마치고 차량에 올라 주먹을 높이 들어 보이고 있다.(공동취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 송파구 양재대로 가락시장에서 가진 '국민의힘으로 민생살리기' 선거운동개시 민생현장 방문을 마치고 차량에 올라 주먹을 높이 들어 보이고 있다.(공동취재)

[심일보 대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이하 노태우)이 2021년 10월 26일 별세하면서 60여 년에 걸친 ‘육사 동기’ 전두환 전 대통령(이하 전두환)과의 운명적인 애증 관계도 끝이 났다. 

두 사람은 1952년 육사 제11기(정규 육사 1기) 동기생으로 만났다. 노태우는 생도 시절 럭비부에서, 전두환은 축구부에서 활동했다. 노태우가 대위 시절인 1959년 김옥숙 여사와의 결혼 당시 전두환이 사회를 봐줄 정도로 두 사람은 돈독했다.

"관계는 돈독했다. 우정과 동지애가 유난히 강했다"

12·12 쿠데타 당시에는 노태우가 맡고 있던 9사단 병력을 중앙청으로 출동시켜 당시 전두환 합동수사본부장 겸 보안사령관이 주도하는 신군부의 권력장악 과정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그는 제11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전두환의 권고로 군문을 떠나 정두환 정권에 합류했다. 전두환의 튼튼한 신임을 바탕으로 정무장관에서 시작해 초대 체육부장관, 내무부장관, 서울올림픽조직위 위원장, 대한체육회장, 민정당 대표위원, 제12대 국회의원(전국구) 등을 거치며 2인자로서의 터를 닦았다.

1987년에는 전두환의 추천으로 민정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으며, 직선제 개헌 약속 등을 핵심으로 하는 전격적인 6·29 선언과 ‘보통 사람’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이른바 ‘3김’을 따돌리고 제13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노태우는 회고록에서 “사관학교 생도 시절부터 시작해 전 대통령과 내가 국정 최고책임자로 나설 때까지 우리의 관계는 돈독했다. 우정과 동지애가 유난히 강했는데 공인이 돼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특수한 관계였다”고 적었다.

그는 회고록에서 “그들(5공 측 인사들)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대통령이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하면 대통령이 아니라 독재자라는 것이 나의 철학이었다. 그런 인식 차이로 인해 전임자는 나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면서 서운해 할 수 있는 것이고, 나는 미안해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회고했다.

윤석열의 한동훈, 한동훈의 윤석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하 한동훈)은 검찰 관계자로서 함께 일한 상사 관계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 총장을 맡을 당시 한동훈 위원장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일했다. 두 사람은 공무원으로서의 업무와 관련하여 함께 협력하고 소통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1973년생인 한동훈은 20대 초반인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1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대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법무부 등 주로 검찰 요직에서 근무한 엘리트 검사였다. 

그는 여러 굵직한 수사에 참여하면서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알렸다. 한동훈은 평검사 때 SK그룹 분식회계 사건과 불법 대선자금 수사(2003년), 현대자동차그룹 비리 수사(2006년)에 참여했고, 2007년 뇌물수수 혐의를 받은 현직 국세청장을 구속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많은 수사에서 윤석열 후보와 함께했다.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합류했을 때 언론은 그를 '대기업 저승사자'라 불렀다. 당시 한 검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을 이끌어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 한동훈(당시 검사장)을 일제와 싸운 독립운동가에 빗대면서 '윤석열 정부'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등 검찰 요직에 중용될 수도 있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여권에서는 이를 '검찰공화국'의 탄생과 정치보복 예고로 받아들였다.

당시 <오마이 뉴스>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와 한동훈 검사장의 관계를 고려하면, 한 검사장은 윤석열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중용 0순위'로 꼽힌다. 윤석열 후보가 공언한 대로, 전 정권에 대한 대대적인 적폐수사가 시작되면 한동훈 검사장이 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시나리오가 현실화 된다면, 한 검사장은 '검찰 공화국'의 실세가 된다'고 짚었다. 

여당 위기론과 한동훈  ‘반전카드’ 

'민주당은 전열을 정비하는데 여당은 한동훈 입만 쳐다보고 있다'는 우려 속에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28일 한동훈은 서울·경기 험지들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한다. 하지만 '선거 상황 지표'는 어디를 봐도 불안하다. 민심은 ‘정부 견제론’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범죄(혐의)자로 그득한 정당들의 '복수혈전'에 더 관심인 듯 보인다.

전두환의 추천으로 민정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노태우, 그는 ‘보통 사람’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이른바 ‘3김’을 따돌리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 핵심에는 '6·29 선언'이 있었다.

혹자는 '전두환-노태우' '윤석열-한동훈' 관계가 '닮은 꼴'이라고도 한다. 오늘 김순덕 칼럼리스트는 "국힘은 ‘내부 총질’을 못 견뎠고 윤석열 대통령은 상명하복의 검사 체질을 버리지 못했다."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총선이 2주도 채 남지않은 오늘, 한동훈에게 '반전카드'는 없는 것일까 그 답은 '6·29 선언'에 있다.  한동훈은 '한동훈'당'을 선언해야 한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당'을 만들 듯 '한동훈 당'을 선언해야 한다. 차별화를 시키란 말이다.

지금이 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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