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FTA 타결, FTA 민간대책위원회 대국민 성명 발표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10일 타결됨에 따라 우리나라로서는 13번째 FTA를 맺게 됐다. 이로써 세계 3대 경제권과 FTA가 체결되고 우리 경제영토도 세계 3위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기대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가진 정상회담을 통해 한·중 FTA의 '실질적 타결'이 선언됐다.

실질적 타결은 문안의 자구수정이나 법률적 검토 등이 남은 단계로 문안까지 정리된 '완전 타결'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이지만 협상을 모두 종료함에 따라 FTA가 타결에 이르게 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로서는 13번째 FTA를 성사시켰으며 경제영토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73.2%를 담당하고 있는 국가들로까지 확대돼 세계 3위 수준에 이르게 됐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특히 미국·유럽연합(EU)·중국 등 세계 3대 경제권과 모두 FTA를 체결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경제 규모로 볼때 14대 국가 가운데 일본·러시아·브라질을 제외한 11개국과 FTA를 체결하게 된 것으로 그만큼 우리의 경제적 위상이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한·중 FTA 타결로 북미·유럽·동남아·오세아니아·동북아를 연결하는 FTA 네트워크가 완성되고 아·태 경제통합 논의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하게 됐다.

FTA 내용과 관련해서는 역대 최대의 관세절감 효과를 누리면서도 역대 최저의 농수산물 개방 폭을 지켜냈다는 게 청와대의 평가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현지 브리핑을 통해 "우리 기업들이 중국 당국에 지불하는 관세는 연간 54억4000만달러가 절감된다"며 "이는 한·미 FTA의 9억3000만달러, 한·EU FTA의 13억8000만달러보다 4∼5배 많은 규모인 반면 중국의 관세절감 효과는 31억달러"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중국의 소비재·내수시장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가속화되고 비관세장벽 등 우리 기업들의 어려움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시장을 겨냥한 외국인들의 한국 투자 확대와 함께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의 지분 참여를 통한 한류의 중국 진출 확대 등도 기대된다.

상대국인 중국으로서는 그동안 FTA를 체결한 국가들을 감안하면 이번이 첫 10대 교역국과의 FTA 체결이자 제조강국과의 FTA다.

앞서 중국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뉴질랜드, 파키스탄, 칠레, 싱가포르, 페루, 대만, 코스타리카, 아이슬란드, 스위스 등 주로 농업국가나 개발도상국 등과의 FTA에 집중해왔다.

안 수석은 "중국의 개방품목에는 전복, 해삼, 김 등 수산물과 파프리카, 송이버섯, 인스턴트 커피 등 기호식품, 여성복, 영유아복, 과일착즙기, 전기밥솥 등 우리 중소기업 품목이 포함돼있다"면서 "중국에게도 한·중 FTA는 통상환경을 선진화하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美中간 '전략적 균형' 중요도 커져

한편 정부가 10일 중국과 타결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향후 우리를 둘러싼 동북아정세에 어떤 외교적 파장을 낳을 지 관심사다.

특히 한중 FTA타결은 중국은 물론 미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에게 경제는 물론 군사 외교적 측면에서 적절한 전략적 균형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 중국과의 경제적 밀착이 강화됨으로써 이번에는 미국 주도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가입을 적극 고려해야 할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협상 타결은 그간 한중 양국간 경제적 협력관계를 격상시키는 조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중 수교 이후 이어져온 경제를 중심으로 한 양국간 관계 발전상이 이번 한중FTA 협상 타결에서도 반영됐다는 것이다.

특히 한중FTA가 양국관계에 있어서 핵심사안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협상 타결은 양국관계 격상의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나아가 이번 협상 타결이 한중간 경제협력을 넘어 아시아 지역 공동발전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있다.

◇"미중 사이 선택 강요당하는 곤란한 입장…TPP 가입도 고려해야"

그러나 이번 협상 타결로 한국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격화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아산정책연구원 김한권 중국연구센터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현재 동북아에서 미중간 전략적 경쟁이 격화돼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당하는 곤란한 입장에 처해 있다"며 "최근 사드(미국 고고도 미사일 방어시스템) 도입 문제로 한국과 미국간 협의가 깊어지면서 중국이 섭섭해했는데 이번 FTA 체결로 미중 사이에서 한국이 전략적 균형을 찾았다"고 분석했다.

김 센터장은 "중국은 그간 한중FTA를 미국·일본·유럽연합(EU) 주도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체제에 대응할 돌파구로 삼아왔다"며 "중국으로선 TPP로 인해 배제됐던 한국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이번 한중FTA를 통해 회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한중FTA가 확대되면 한중일FTA나 FTAAP(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와 중국과 아세안 간 알셉(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을 통해 동아시아 경제공동체로 가기 위한 첫 단추 역할을 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세종연구소 이태환 중국연구센터장도 "중국은 한중FTA를 자국 주도 아시아 경제협력 시스템 구축 관점에서 접근해왔다"며 "중국 입장에선 이는 FTAAP로 확대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또 "미국이 TPP를 주장하면서 FTAAP에 제동을 거는 입장"이라며 "미중 양쪽이 주도하는 체제가 대치 국면이라 한국으로선 한중FTA가 중국 주도의 체제에 들어가는 것 못지않게 동시에 TPP 가입도 고려해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중국도 TPP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당장 실현되긴 어려울 듯하다"면서 "우리 경제규모를 비춰볼 때 한중FTA는 지역 경제에서 우리의 비중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므로 지역 전체의 균형감 있는 발전을 위한 우리정부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미 군사공조도 영향 불가피할 듯

이번 한중FTA 협상 타결로 인해 한미 군사동맹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경남대 임을출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중FTA의 범위는 사실 상상을 초월한다. 한중 무역액이 미국과 유럽과 한국간 무역액을 합친 것보다 규모가 크다. 무역을 발전동력으로 삼는 우리 경제구조상 앞으로 한미 교역액은 늘지 않아도 한중 교역액은 늘 수밖에 없다"며 "그러니 한중간 경제관계가 한미 군사 관계에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중국을 잠재적 경쟁국가나 적대국가로 상정한 사드 등 미국의 전략에 우리가 편승하기는 더 신중할 수밖에 없어졌다"며 "사드 배치가 중단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는 어렵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중 경제관계는 돈독해지고 강화되는 반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의 한미 군사공조는 아무래도 약화될 수밖에 없어보인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지금까지의 한·중 FTA 추진 과정이다.

▲2004년 9월-한·중 통상장관, '아세안(ASEAN)+3 경제장관회의'서 민간공동연구 개시 합의
▲2005년 중국의 국무원발전연구중심(DRC)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간 공동연구 개시, 1년차 연구수행
▲2006년 11월 17일-한·중 통상장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각료회의서 FTA 산·관·학 공동연구 수행 합의
▲2007년 3월 22일 -중국 북경서 한·중국 FTA 산관학 공동연구 제 1차 회의 개최
▲2007년 7월 3일 -서울서 한·중국 FTA 산관학 공동연구 제 2차 회의 개최
▲2007년 10월 23일 -중국 위해에서 한-중국 FTA 산관학 공동연구 제 3차 회의 개최
▲2008년 2월 18일 -제주에서 한·중국 FTA 산관학 공동연구 제 4차 회의 개최
▲2008년 6월 11일 -중국 북경에서 한·중국 FTA 산관학 공동연구 제 5차 회의 개최
▲2010년 5월 28일-한·중 통상장관, 산관학 공동연구 종료 관련 양해각서(MOU) 서명
▲2010년 9월 28일-중국 베이징에서 한·중 FTA 정부간 사전협의 1차 회의 개최
▲2012년 1월 9일-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FTA 협상 개시 합의
▲2012년 2월 24일-FTA 협상을 위한 한·중 FTA 공청회 개최
▲2012년 3월 1일-서울에서 한·중 FTA 추진 관련 사전 실무협의 개최
▲2012년 3월 22일, 4월 5일-중국 북경에서 한·중 FTA 추진 관련 사전 실무협의 개최
▲2012년 5월 2일-한·중 FTA 협상 개시 공식 선언
▲2012년 5월 14일-중국 베이징에서 FTA 제 1차 협상.
▲2012년 7월 3일-제주도에서 제2차 협상.
▲2012년 8월 22일-중국 웨이하이에서 제 3차 협상.
▲2012년 10월 30일-경주에서 제 4차 협상.
▲2013년 4월 26일-중국 하얼빈에서 제 5차 협상. 원산지·통관절차에 대한 기본지침 합의.
▲2013년 6월 27일-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베이징 정상회담서 '은 수준의 포괄적 FTA 원칙'확인.
▲2013년 7월 2일-부산에서 제6차 협상.
▲2013년 9월 3일-중국 웨이팡에서 제7차 협상.
▲2013년 11월 18일-인천에서 제 8차 협상.
▲2014년 1월 6일-중국 서안에서 제 9차 협상.

▲2014년 3월 17일-일산에 제 10차 협상.
▲2014년 5월 26일-중국 쓰촨성 메이샨에서 11차 협상.
▲2014년 7월 14일-대구서 제 12차 협상.
▲2014년 9월 22일-중국 베이징에 제 13차 협상.
▲2014년 11월 6일-중국 베이징에서 제 14차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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