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양 펜션화재 현장의 소화기
[심일보 기자]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화재 사고로 또 다시 대학생 등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참극이 발생했다.

지난 15일 오후 9시 45분쯤 전남 담양군 대덕면 매산리 H 펜션에서 불이 나 고모(18·동신대 1년)씨 등 4명이 질식해 숨지고 김모(30)씨 등 6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김씨 등 2명은 전신 화상으로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한편 경찰은 16일 "담양 H펜션의 바비큐장 화재로 숨진 여대생 등 4명의 사인이 질식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모두 질식사 했다는 소견을 받았으며 다른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펜션 별관의 바비큐장 바닥은 나무로, 벽은 샌드위치패널, 지붕은 억새를 이어 붙인 가건물 형태이다. 당연히 화재에 대비한 준비가 있어야했음에도 역시 업주의 부실운영과 당국의 관리소홀 등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한마디로 '無허가, 無점검, 無소방'의 예견된 인재로 참사를 부른 것이다.

담양경찰서 관계자는 “불이 난 바비큐장은 건축물대장에 포함되지 않은 불법건축물로 확인됐다”면서 “본관 옆 건물 2층에 있는 방갈로 등 3개 동 역시 불법건축물”이라고 밝혔다. 바비큐장은 펜션의 객실 배치도에도 나와 있지 않다.

H 펜션은 연면적이 1000㎡에 못 미쳐 안전 점검 대상도 아니었다. 2005년 5월 숙박업 허가를 받아 영업을 시작한 펜션은 위생 점검 대상에만 포함돼 1년에 2차례 위생 점검을 해 왔다. 담양군 관계자는 “몇 년간 안전 점검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의 관리소홀과 무관심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대목이다.

불길이 옮겨 붙었다는 천장은 샌드위치패널에 억새를 엮어 얹은 형태로 가연성이 매우 컸다. 화재에 취약한 바비큐장임에도 변변한 소방시설도 없었다.

다른 행사 참가자는 “바비큐장에는 소화기가 없었고 다른 객실 부근에서 겨우 찾은 소화기는 1분도 안 돼 꺼져버렸다”고 말했다. 경찰의 현장 감식결과 펜션에는 총 9개의 소화기가 있었고, 이 중 3개는 10년 이상 낡은 제품이었다.

한편 경찰은 펜션 소유주의 남편인 최모(55)씨가 현직 기초자치단체 의원임을 확인하고 인허가 과정의 문제점 등도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시신 훼손이 심해 정확한 신원과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과수에 부검과 DNA 검사를 의뢰했었다. 담양경찰서 관계자는 "17일 국과수로부터 DNA 결과를 받는대로 시신을 유족들에게 인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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