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비맥주, 프리미엄 몰트맥주 '더 프리미어 OB' 출시
[이미영 기자]맥주는 일반적으로 시원하게 마시기 때문에 겨울보다 여름이 성수기다.

주류관계자는 "올 겨울은 여름 못지않은 성수기를 맞고 있다. 20년 만에 맥주 시장의 양강구도가 깨지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자존심 싸움이 치열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4일 밝혔다.

특히 오비맥주는 지난달 대표가 전격 교체되면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 틈을 노린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간 치열한 영업망 다툼도 뜨겁다.

지난달 20일 선임된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오비맥주 사장은 1일부터 본사로 출근해 본격적인 업무 파악에 들어갔다.

프레이레 사장 체제에서 오비맥주는 기존 주력 브랜드인 카스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신제품인 '더 프리미어 OB'의 판매를 늘리는 전략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에는 수입 맥주의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소주를 앞지르는 등 무서운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버드와이저와 코로나, 벡스, 호가든과 같은 유명 해외 맥주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AB인베브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오비맥주는 이번 겨울을 통해 '더 프리미어 OB'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을 다지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스라는 든든한 브랜드가 오비맥주의 1위 자리를 이끌어가고 있지만 반대로 카스의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더 프리미어 OB'의 활약이 절실하다.

실제 국내 1위 맥주인 카스는 8월 '소독약 냄새' 논란 이후 A편의점 조사결과 점유율이 55.7%에서 11월 51.7%로 4.0%포인트나 떨어졌다. 흔들리지 않을 것만 같던 카스의 아성에 흠집이 가면서 한때 60~70% 판매 비중을 보인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에 밀리는 모양새다.

단순히 점유율 하락 이외에도 소비자들의 반감과 불신이 높아지면서 국내 1위 업체라는 명성에도 '상처'를 입었다. 이에 '더 프리미어 OB'는 이익을 내는 것보다는 잃어버린 '자존심'과 '명예'를 되찾아야 한다는 절실함이 담겼다는 점에서 성공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오비맥주는 배우 이정재를 내세워 기존 맥주광고의 경쾌함과 달리 클래식하고 고풍스러운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애썼다. 장기숙성으로 빚은 '더 프리미어 OB'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이정재의 고급스럽고 신사적인 이미지를 통해 주요 소비층인 30대를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다행히 현재 '더 프리미어 OB'의 판매는 200만병을 돌파하는 등 순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시중에 깔린 골든라거가 소진되는 대로 '더 프리미어 OB'의 공급도 늘어나 판매 속도 역시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하이트진로는 연초 25%대 점유율을 최근 32%대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기세를 몰아 하반기에도 오비맥주를 위협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뉴하이트 출시를 통해 하이트, 맥스, 드라이피니시 D 3총사로 나뉜 제품 포트폴리오를 뉴하이트와 맥스 2개 제품으로 집중할 전망이다.

사실상 'D'에 대대적으로 쏟아 부었던 마케팅 비용과 투자비용을 줄이고 20대 초반의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신촌, 홍대, 건대 등을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강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내년에는 실질적으로 D에 대한 생산량도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소비자들이 수입맥주 등을 통해 유럽의 묵직한 술맛을 알게 되면서 올 몰트 주류를 찾는 빈도가 늘고 있다. 이에 2002년 당시 국내 최초 올몰트 맥주 '프라임'을 선보인 후 '맥스'로 교체해 10년 넘게 올 몰트 시장을 이끌고 있는 만큼 경쟁사에게 시장을 뺏기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 '맥스'가 올들어 3분기까지 1124만상자가 판매돼 1년 전(1046만상자)보다 7.5%가 늘어나고 있어 4분기에도 판매량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클라우드'가 16%대까지 점유율을 올리며 3강 체제에 안착함에 따라 기존 생산라인 증설과 본격적인 점유율 게임을 벌인다는 전략이다.

이미 롯데 계열사가 포진해있는 잠실과 영등포 일대의 유흥 시장에는 클라우드가 선점을 한 만큼 광고 및 업소 판촉을 강화해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의 양강구도를 깨기 위한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이에 롯데주류 겨울임에도 배우 전지현과 함께 12월 한달만 공개하는 연말용 캠페인 동영상을 선보였다. 기존 맥주 광고들은 시원함을 강조해 겨울 광고가 드물었지만 '클라우드'는 시원함보다 맛, 눈을 연상케 하는 부드러운 거품을 강조하는 맥주인 만큼 연말 분위기에 맞는 광고를 제작했다.

업계관계자는 "겨울은 비수기이지만 12월에는 송년회와 신년회가 있는 만큼 이 기회를 통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면 내년 여름 맥주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롯데주류가 새롭게 뛰어들고 수입맥주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점점 까다로워지는 소비자 입맛까지 맞추려면 맥주 업계의 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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