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출시
[이미영 기자]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급격한 구조변화에 따른 시장 복잡성이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별 자동차 시장 성장 속도에 극명한 차이를 드러내고 소비자의 자동차 구매 트랜드도 급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엔저 현상을 비롯한 환율 변동성 확대와 각국 정부의 점증하는 환경 규제이 내년 자동차 시장의 변수라는 지적이다.

또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 24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초청, 서울 양재 현대기아차 사옥에서 열린 '2015 글로벌 자동차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박홍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 소장은 "내년 자동차 업체들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복잡한 시장에 대응해서 상품을 적절하게 개발, 출시할 것인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RI는 올해 자동차 시장 성장 전망치를 전년보다 3.5% 증가한 8383만 대로 제시했다. 중국 10%대 성장률과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판매 호조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

내년에는 자동차 시장이 신흥 시장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며, 올해보다 소폭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KARI는 내년 자동차 시장 성장 전망치를 올해보다 3.9% 증가한 8710만 대로 보고 있다.

박 소장은 "내년에는 인도, 중국 등 신흥 시장이 성장을 주도하고 미국도 판매 증가세는 올해보다 다소 둔화되겠지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판매량이 회복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성장세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 시장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인도는 올해 253만대를 판매, 전년보다 2.7%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올해 신정부 출범 이후 안정적인 시장 운영이 기대돼 내년 큰 폭의 성장세가 기대된다.

박 소장은 "인도는 신정부 출범 이후 환율 등 경제 변수등이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고 정책 불확실성이 없어지면서 경제 자체가 어느정도 안정적인 성장 국면에 들어갔다"며 내년 시장 성장 전망치를 7.8%로 제시했다.

중국도 올해 신차 투입이 늘고 구매제한 정책 시행 전 수요가 늘면서 1913만대를 판매, 전년보다 10.1% 판매가 증가할 전망이다. KARI는 내년에도 신차 효과 약화로 성장세가 둔화되겠지만 올해보다 8.6% 증가한 2078만 대를 판매,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도 내년에 큰 폭의 성장은 어렵겠지만 금융위기 이전 수준(2006년 1657만대)의 판매량을 회복하며 올해보다 2.0% 증가한 1683만 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유가 하락과 엔저 효과를 앞세운 일본 업체들의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 최대 격전지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나머지 국가들은 성장 전망이 다소 어둡다.

최근 6년간 판매 감소를 이어온 유럽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시장 성장은 지속되겠지만 경기 회복세가 약화되면서 3.5% 증가한 1508만대 판매가 기대된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전 수준(1800만대)까지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박 소장의 설명이다.

또 러시아와 브라질의 경우에는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가 크다. 러시아의 경우 경제·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3년 연속 판매 감소가 이어지고 있는데, 내년에도 11.3% 감소한 220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브라질은 지난해와 올해 판매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내년 1.2% 증가한 334만대 판매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 올해 164만대 판매, 지난해보다 6.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중대형 신차효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 특히 수입차의 성장세가 독보적이다. 수입차는 전년보다 20% 이상의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

내년 시장 성장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내년에도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다변화되는 소비자 요구에 맞춰 다양한 신차가 출시되면서 사상 최대 판매를 이끌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하지만 올해 시장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커서, 내년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KARI는 내년 국내 자동차 시장 성장을 올해보다 2.0% 증가한 167만 대로 전망했다.

박 소장은 "내년에도 국내 시장은 수입차의 공세가 확대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 될 것"이라며 "또 디젤 엔진 모델 강세, SUV 판매 성장세 등도 지속되면서 장기적인 시장 구조 변화로 이행하는 모습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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