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숙 기자]"언제 어디서나 서비스가 가능한 금융", 그 금융의 혁신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부터는 핀테크(Fintech) 산업 도입 등 굵직한 제도적 변화가 시작된다. 이런 변화의 바람을 선도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금융회사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핀테크(Fintech) 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기술금융을 통해 유망 중소기업을 키워나갈 방침이다. 중소 벤처 기업 지원을 위해 모험자본 역할도 맡고 있다.

보다 편리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서비스 개발 노력도 활발하다. 금융회사들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원 스톱 서비스를 통해 고객 편의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개인 연금 등 은퇴 서비스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혁신'을 주제로 금융산업에서 새로이 전개되는 흐름을 점검해 보았다

금융 신세계가 활짝 열린다. 이 신세계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가 곧 뿌리를 내리게 된다. 이른바 '핀테크(FinTech)'산업의 등장 때문이다.

핀테크는 금융을 뜻하는 파이낸셜(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다. 금융·정보기술(IT) 융합형 산업을 뜻한다.

핀테크의 바람은 해외에서 먼저 시작됐다. 구글, 알리바바, 아마존, 탄센트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지급결제 등 핵심 금융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의 경우 출발은 늦었지만 잰걸음으로 후발주자의 약점을 만회할 기세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페이와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를 내놨다. 삼성전자와 네이버 역시 금융업 진출을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회사들도 ICT기업들에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 방어전략을 준비중이다.

 
정부, 과감한 규제 정비 방침을 뒷받침하다 

정부는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미래창조과학부와 금융위원회 등의 업무보고를 받고 "핀테크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인데 늦었다"며 "늦은 만큼 더 열을 내서 핀테크 기업의 진입을 막거나 새로운 IT 기술 적용을 막는 규제가 없는지 철저하게 규제 체계를 디지털 시대에 맞도록 혁신할 필요가 있다"고 독려했다.

박 대통령은 "페이팔이나 알리페이가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것은 '간편 결제'라는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 시스템으로 뒷받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특히 IBK기업은행이 스마트금융부 내에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핀테크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에 대해 "권선주 기업은행장을 좀 본받으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논의에 들어간데 이어 오는 6월까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등 핀테크 활성화를 막는 '금산규제'와 '금융실명제' 완화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에 법 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처럼 규제가 완화되면 금융과 IT의 융합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은행권, 시장 선점 경쟁 치열 

은행들은 이같은 제도 변화에 맞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스마트금융부에 태스크포스(TF)를 꾸린 후 핀테크 전략을 수립 중이다. 기업은행은 오는 6월에는 은행에서 가능한 모든 금융거래를 스마트폰으로 처리할 수 있는 'IBK 원(ONE)뱅크'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대부분의 상품을 상담하고 가입할 수 있는 인터넷 전문은행 수준의 통합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도 비대면 영업을 담당하는 스마트금융부 산하에 핀테크팀을 신설했다. KB금융그룹은 핀테크 산업 생태계 조성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계열사인 KB인베스트먼트는 핀테크 관련 중소기업의 지분·지식재산권에 1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주력 투자분야는 ▲모바일 결제송금서비스 ▲금융보안 ▲모바일 거래 및 인증시스템 ▲데이터 분석 등이다.

신한은행은 금융지주의 데이터를 활용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 아울러 통신사, IT기업 등과의 제휴를 강화하고, 모바일 중심 마케팅과 영업에 힘을 실을 방침이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이달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단순한 인터넷 뱅크(인터넷전문은행)는 경쟁력과 의미 없다"며 "이왕 만든다면 금융지주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하나·외환은행 역시 핀테크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스마트금융 조직과 관련한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전자지갑 서비스 '하나N 월렛'에 선불충전카드 기능 등을 추가할 방침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성장동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핀테크 등 신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신규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기존 스마트금융부와 별도로 '핀테크 사업부'를 신설했다. 우리은행은 상품과 금융서비스에 적합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ICT기업과 제휴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IT기술과 금융의 융·복합은 피할 수 없는 물결"이라며 "이를 통해 영업기회가 더욱 확장될 수 있다는 개척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H농협은행은 오는 4월 '스마트금융센터'를 완공한다. 스마트금융센터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비대면채널을 통해 금융상품을 상담·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김주하 농협은행장은 범금융권 신년인사회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과정이 쉽지는 않을 테지만,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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