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기자]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전날 인터넷에 일본 정부가 72시간 안에 몸값으로 2억 달러(약 2179억 원)를 지불하지 않으면 일본인 인질 2명을 살해하겠다는 동영상을 공개한 것과 관련, 일본 정부가 몸값 지불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21일 중동 순방 중인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는 인질들의 무사 귀환을 약속했으나 일본 자위대는 자국 내에서만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 IS에 몸값을 주거나 미국 등 동맹국에 시리아에서 위험한 인질 구출작전을 요청해야 하는 2가지 힘든 선택의 기로에 놓였기때문이다.

IS가 자신들이 운영하는 매체를 통해 공개한 동영상에는 바위산을 배경으로 주황색 죄수복 차림의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後藤健二·47)와 유카와 하루나(湯川遙菜·42)가 무릎을 꿇고 있고 이들 사이에 검정 옷을 입고 복면을 쓴 IS대원이 서 있는 장면이 공개됐다. 이 장면은 IS가 이전에 공개한 참수 동영상과 흡사하다.

이 동영상에는 한 IS 대원은 영국식 영어로 인질 석방을 위해 2억 달러를 요구하는 모습도 함께 실렸다.

한 중동 전문가는 “이는 아베 총리가 지난 17일 이라크 정부와 시리아 난민을 위해 비군사적 지원을 약속한 것을 두고 IS가 인질들의 몸값을 요구한 것과 연관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IS 대원은 “일본 총리는 자발적으로 십자군 전쟁에 동참했다”며 “일본 정부가 IS에 대항하기 위한 자금 2억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어리석은 결정을 했으니 이제 일본 국민에게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 2억 달러를 내도록 정부를 압박할 72시간을 줄 것이며 몸값을 지불하지 않으면 이 칼이 일본인의 악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일본 당국은 이날 이 동영상 진위 확인을 위해 이 동영상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신속한 인질 구출을 약속한 아베 총리는 문제 해결을 위해 나카야마 야스히데(中山泰秀) 외무성 부(副)대신을 요르단에 급파해 요르단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IS에 몸값을 줄지에 대해서는 그와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언급을 피했다. IS의 요구에 동의하는 것은 미국과 영국 등 일본 동맹국이 엄격하게 지키고 있는, 몸값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정책과 반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 국무부도 “SI에 몸값을 주지 말라”고 즉각적 논평는 하지 않고 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은 IS의 일본인 인질 살해 위협을 강력히 규탄하고 IS에 인질들의 즉각 석방을 촉구한다”며 “존 케리 국무장관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과 나중에 일본인 인질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해 일본을 총력으로 다해 지원할 것”이라며 “미국은 일본과 연대해 밀접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21일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정 세력에 붙잡힌 인질 2명이 애초 알려진 것과 같이 일본인 유카와 하루나(湯川遙菜·42) 씨와 고토 겐지(後藤健二·47) 씨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