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숙 기자]은행권이 자산관리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굳어지자 은행 예금은 수익률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다. 1%대의 금리에 만족하느니 중위험· 중수익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3개월 만기 연 수익률 3% 초반의 단기 사채가 발행 즉시 순식간에 팔려 나갈 정도다. 저금리로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진 상황에서 고객 이탈은 은행권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은행권의 자산관리서비스 강화는 시대적 대세다. 종합적인 자산관리를 통해 고객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함으로써 고객도 살고, 은행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산관리 서비스는 고객과 은행을 위한 '윈-윈(Win-Win) 전략'이 될 수 있다.

올부터 복합금융점포가 허용됨에 따라 은행권의 자산관리 서비스는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한 점포에서 다양한 금융상품을 원-스톱으로 판매함으로써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자산 포트폴리오를 탄력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NH농협금융은 지난 5일 금융권 최초로 은행과 증권사간의 영업점 칸막이를 없앤 신(新) 복합금융점포 '광화문 NH농협금융PLUS+센터'를 열었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금융지주가 설립한 복합금융점포(두 개 이상의 금융회사가 나란히 영업점포를 운영하는 형태)는 업종별로 영업 구역을 엄격하게 분리해야 한다. 아울러 계열사간의 고객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금지됐다.

하지만 정부가 이런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올해부터는 금융그룹 차원의 자산관리 서비스가 한층 더 쉬워졌다. 농협금융은 이런 복합금융점포를 전국에 최대 10개 이상 추가로 개설할 방침이다.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은 "신복합점포, 대표투자상품, 범농협카드를 주축으로 시너지 극대화를 적극 추진해나가겠다"며 "이를 통해 수익성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금융그룹도 현재 운영중인 복합점포와 금융서비스를 중심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2년 출범한 '신한 PWM(Private Wealth Management)'을 통해 수익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은행과 증권사의 PB센터를 합친 복합점포다.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차별적인 자산관리 시스템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투자방식의 다변화와 고객 수익률 제고에 있어서 일부 성과를 거두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금융복합점포 업그레이드를 포함해 고객 관점에서의 대면·비대면 채널 최적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조만간 복합금융점포의 확대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규제완화 방침에 맞춰 보다 내실 있는 운영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KB금융은 국민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센터와 다른 영업점 간의 협업을 강화함으로써 자산관리를 원하는 고객 수요를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현재 운영중인 복합점포 외에도 6개의 복합점포를 신설할 방침이다. 이번 기회에 자산관리시장에서 구축한 '1등 이미지'를 확실히 다질 예정이다.

특히 외환은행과의 통합을 앞두고 있는 만큼 외환은행의 영업 네트워크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통합 이후 해외에 거주하고 있지만 국내에 많은 금융자산을 보유한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증권부문 등 매각으로 다른 금융사에 비해 경쟁력이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다른 우량 증권사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다각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미 일부 증권사들과의 제휴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은행체제로 전환한 우리만의 장점도 있다"며 "증권사 뿐 아니라 보험회사나 자산운용사 등에서 시장을 리드하는 회사들과의 협업이 가능해진 만큼 고객의 입장에서 최고의 상품과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도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적극 확대할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올 상반기 중 강남 반포자이·한남·시화공단 지점 등 우수고객들이 많은 지역의 PB센터를 복합점포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들 점포에서는 금융자산 3억원 이상의 고객을 대상으로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기업은행은 이들 점포의 고객 만족도와 수익성을 검토한 뒤 PB센터의 복합점포 전환도 고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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