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판세와 새정추 신당의 창당 파급력 주목

[시사플러스]정치권이 설날 밥상여론을 선점하기 위해 사활을 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민족 대이동이 이뤄지는 설 연휴에는 수도권과 지역의 민심이 한 데 모여 전국적인 여론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설날 밥상의 화두를 누가 잡느냐에 따라 향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총력전에 나섰다.

차례상에 오르는 정치 이슈는 안철수 신당을 비롯한 지방선거 전망,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등 대선 공약 후퇴 공방,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된 개각론 등으로 압축된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 1년간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 등의 정책 성과를 알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논란이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 지방선거 판세와 새정추 신당의 창당 파급력 주목▲'공천제 폐지'·카드사태 경제팀 책임론도 공방일 듯



◇'새정치신당' 창당 가속도…지방선거 누구 뽑나?

뭐니뭐니해도 이번 설날 밥상머리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6월4일 실시되는 전국 동시 지방선거다. 각 지역마다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낸 만큼 인물에 대한 평가는 물론 향후 선거 판세를 놓고 각각 관전평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 중심에는 박근혜정부에 대한 평가가 있다. 집권 2년차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에게 힘을 실어줄 지, 박근혜 심판론을 내세운 민주당에 기회를 넘겨줄 지, 새 정치를 표방하는 안철수 의원에게 기대를 걸어야 할 지 등을 놓고 세대와 지역, 계층간 의견이 엇갈릴 전망이다.

특히 오는 3월을 목표로 창당 작업에 돌입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신당(가칭)'에 대한 여론은 향후 지방선거에서의 파괴력을 가늠하는 잣대다. 그동안 창당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보여웠던 안 의원은 최근 신당의 명칭을 정하고, 창당 로드맵을 발표하는 등 속도전에 들어갔다.

안철수신당이 지방선거 흥행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공천할 지도 관심이다. 일각에서는 전문가와 국민, 당원이 참여하는 배심원당 방식의 공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지난 대선에서 '새정치'를 표방하면서 바람을 일으켰던 안 의원이 구체적으로 기존 정당과 어떻게 차별화를 할지가 관건이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공약 포기? 개선?

6·4 지방선거에서 '게임의 룰'을 결정하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도 화두다.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약속한 사안이지만 새누리당이 최근 위헌 논란을 제기하면서 '유지' 입장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집권여당은 공약 포기 논란을 우려해 '공약 개선'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여론은 심상치 않다.

민주당을 비롯해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한 목소리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공약 이행'을 촉구하면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정당 공천을 폐지할 경우 민주당 소속이 높은 수도권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현역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는 속내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새누리당은 공약을 이행해야 한다는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에서 패할 경우 박근혜 정부의 조기 레임덕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공천 유지 카드를 내세우고 있다. 완전 국민경선(오픈 프라이머리)을 통해 정치 개혁을 꾀한다는 논리도 함께 내세우고 있지만 논란은 거듭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설날 밥상에서 기초연금 문제가 동시에 거론된다면 '공약 파기' 역풍은 불가피하다. 정부안은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월 20만원씩 기초연금을 지급한다는 공약에서 후퇴해 65세 이상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연계해 월 10만~20만원을 차등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경질론' 도마

민생과 직결된 카드사의 개인정보 대량 유출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대응 태도 역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 부총리는 카드 사태와 관련해 "어리석은 사람이 무슨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진다", "정보 제공에 동의해줬지 않느냐"고 말해 공분을 샀다. 이는 국민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으로 비춰졌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팀 책임론에 대해 '경질'이 아닌 '경고' 카드를 꺼냈다. 앞서 현 부총리는 지난해 '중산층 세금 폭탄' 논란이 일었던 세법개정안 사태 당시에도 사퇴 요구를 받았지만 박 대통령은 신임을 선택했다. 이번에도 경제팀은 재신임을 받았다.

정치권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당 지도부를 향해 "민심의 나침반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레이더가 고장 났다"며 경제팀 경질을 거듭 요구했다. 민심 이반을 파악하지 못한 당 지도부를 향해선 "지방선거에 새누리당의 빨간불이 지금 켜졌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현 부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을 검토하는 등 강공책을 내놓았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개인정보 유출사태를 막기는커녕 제대로 수습도 못하면서 국민 탓만 하는 현 부총리에게 필요한 것은 경고가 아닌 퇴장카드"라고 비판했다

[3당 현장 스케치-"설날 밥상 여론을 차지해야 지방선거가 보인다" ]

◇새누리당, 지방선거 지지 당부…청년층 표심자극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역에서 진행된 '막말 퇴치 패치(PATCH) 운동'에 참석해 청년층 표심을 자극했다.

행사는 대학연합교회에 속한 패치 코리아(Patch Korea) 운동본부가 주최한 것으로 정계는 물론 가정, 학교 등에서 막말하는 문화를 퇴치하자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황 대표는 "정치권부터 막말을 쓰지 않는 해가 돼야 한다"며 "정치권이 나쁜 영향을 많이 미친다. 정치권부터 고운 말을 써야 한다"고 밝혓다.

황 대표는 "국회에서 막말을 퇴치해야 한다. 새누리당도 민주당도 얘기했다"며 "올해는 막말을 쓰지 않는 해가 되길 바란다. 서로 좋은 말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를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중학생도 쓰는 험한 말, 막말이 너무 많다. 도저히 안 되겠다고 해서 청년들이 서로 격려하고 막말은 하지 않기로 하는 운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도부는 또 유튜브에 새해 인사 동영상을 올리고 지방선거에서 지지를 당부했다.

황 대표는 유튜브 채널 '새누리TV'에 올린 신년인사 동영상에서 "무엇보다 경제회복의 불씨를 살려내 경제 회복의 온기가 곳곳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더 힘차게 뛰겠다"면서 "새누리당도 새롭게 옷깃을 여미며 온 가족이 행복한 대한민국, 국민행복국가의 건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약속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올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경제 회복과 튼튼한 안보, 국민 통합이다. 2월 국회에서 민생관련 법안을 모두 원만히 처리하겠다"며 "6월4일은 지방선거가 있는 날이다. 4년 동안 지방 정치권은 물론 지역경제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야 할 훌륭한 지도자가 깨끗하고 공명한 선거를 통해 선출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합치겠다"고 다짐했다.

홍문종 사무총장 역시 "6월4일은 박 대통령과 함께 대한민국이 뿌리 내리고 새로운 도약과 전진의 발판을 만드는 중요한 선거가 있는 날"이라며 "새누리당을 성원해주고 사랑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 安風차단 광주서 텃밭지키기 박차

반면 민주당은 광주와 전남 여수지역을 방문해 민심잡기에 나섰다. '안철수 신당'과 주도권 다툼이 치열한 야권의 '심장'인 호남 지역을 방문해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을 차단하겠다는 포석이다. 실제로 호남방문은 올해 들어서만 세번째다.

김 대표는 이날 '국민들께 세배드립니다' 세배투어 이틀째를 맞아 오전 6시30분 광주광역시 남구 학동 남광주시장을 방문, 설용품을 사러온 시민과 상인들을 만나서 '설인사'를 했다.

김 대표와 부인 최명길 여사의 남광주시장 방문에는 박혜자 최고위원, 이용섭 의원, 강기정 의원, 임내현 의원, 김관영 당대표 비서실장, 한정애 대변인, 박광온 대변인 등과 강운태 광주광역시장과 노희동 동구청을 비롯한 시내 구청장이 함께 했다.

오전 7시20분부터는 시장내 '섬마을'에서 민주당 광주시당 핵심 당직자와 상무위원들과 조찬을 갖고 지방선거 승리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광주시민들이 민주당에 대해서 섭섭한 것이 많고 똑바로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질책하는 마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 "호남지역을 자주 방문하면서 저와 민주당이 정신 차려 똑바로 하면 버림받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부끄럽지 않게 몸 던져 뛰겠다"고 다짐했다.

김 대표는 오전 8시 전남대 의과대학 응급실도 방문, 송은규 병원장과 의료진들과 간담회를 갖고 의료민영화 등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하고 응급환자를 돌보고 있는 의사와 간호사들을 격려했다.

이후 낮 12시부터는 광주지역 주요 인사들과 오찬간담회를 열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이 꼭 호남에서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위기인 것은 분명하다"며 "이제는 호남에 와서 민주당이 어려워졌을때 위로 받거나 위안받는 그런 곳으로 호남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호남에게도 이제는 민주당이 제대로 똑바로 하겠다는 단호한 결심을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호남의 뜻에 따르고 국민의 뜻에 따르기 위해 필요한 일이 있다면 몸 사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 우리가 자기 혁신을 하는데 많은 고통을 요구 당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기꺼이 그 고통을 감수할 것이라는 우리의 결기를 제일 처음 호남을 찾아서 말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찬 간담회를 마친 김 대표는 오후 2시부터 광주 동부소방서를 찾아 소방관들을 격려하는 한편 3시에는 남구 소화누리요양원을 찾아 노년층 환자들에게 세배를 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1차적인 목표로 정치를 하고 있지만 우리사회에 아직도 어려운 분들을 낙오 없이 함께 안고 가는 제도적 장치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하루빨리 부족한 부분들을 제도화 하는데 정치권이 힘을 모아서 노력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후 전남 여수로 이동해 오후 6시부터 학동의 한 식당에서 여수지역위원회 핵심당원들과 만찬간담회를 갖었고 오후 7시에는 최명길 여사와 함께 '여수시민과의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 2017년 정권교체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 2016년 총선에서 우리가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2016년 총선에서 이기려면 6월 지방선거에서부터 이기기 시작하는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安신당,"정상적 정당이면 스스로 이겨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30일 6·4지방선거에서의 야권연대와 관련해 강하게 반대하며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스스로 이겨야 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방송된 채널A와 인터뷰에서 "야권연대론이라는 것 자체가 정당이 스스로 이길수 없다는 패배주의적인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17개 광역시도에서 2곳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선 "(새누리당과 민주당은)국고 보조금 수백억원와 수천명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이 이미 확보돼 있는 거대 정당들"이라며 "거기에 비하면 우리들은 정말로 보잘 것 없는 일종의 벤처기업 정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자체장 1석이라고 얻는다면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자신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이번에는 내가 양보받을 차례"라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선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그는 "아니다. 그런말 한 적이 없다. '제가 양보를 받을 차례인가요'는 한 적이 있다"며 "그런데 그게 '아닌가요'와 '인가요'는 굉장히 큰 차이가 난다. 그래서 '양보를 받을 차례인가요'라고 오히려 제가 농담으로 역질문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안 의원은 신당 합류 의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박주선 무소속 의원과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에 대해선 "임의로 (합류 여부를) 발표할 수는 없다"면서도 "과정상 한명 한명 알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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