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서울 강남구 도곡동 80대 할머니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모(60)씨의 집에서 수거한 점퍼에서 숨진 함모(88·여)씨의 혈흔이 발견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9일 정씨를 체포하면서 집에서 수거한 검정 점퍼의 오른쪽 소매와 왼쪽 주머니, 왼쪽 가슴 등 3곳에서 혈흔이 나왔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으며 전날 오후 점퍼에 묻은 피가 함씨의 것이란 회신을 전달 받았다.

경찰은 체포 당일 함께 수거한 정씨의 구두에서도 혈흔을 찾아냈으나 DNA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아 증거 자료로는 채택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점퍼 3곳의 혈흔은 숨진 함씨의 것으로 확인됐지만 구두의 혈흔은 누구의 것인지 밝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씨는 경찰조사에서 "함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강조하며 진술을 뒤바꿔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경찰에서 "함씨의 집에 간 것은 맞지만 함씨가 화를 내며 밀쳐 쓰러진 뒤 기억을 잃었다"며 "내가 아닌 제3자가 함씨를 살해한 뒤 자신에게 죄를 뒤집어 씌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지난달 24일 강남구 도곡동의 한 주택 2층 방에서 함씨의 양 손목을 끈으로 묶은 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2002년부터 5년 동안 함씨의 주택에 살던 세입자였다.

한편 경찰은 "정씨가 현재 살해 혐의를 강력 부인하고 있으나 함씨의 혈흔이 뭍은 정씨의 점퍼와 범행 현장에서 채취한 DNA(유전자정보) 분석결과 등의 증거를 바탕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