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어제 오후 3시.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에 바라본 한강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탄성이 절로 나왔다.

착공 4년5개월 만에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100층을 돌파한 건축물이 된 롯데월드타워. 내년 말 완공 예정이지만 이미 국내 최고층 빌딩인 인천 송도의 동북아무역센터(68층·305m)를 뛰어넘으며 국내 최고(最高)의 건축물로 우뚝섰다.

롯데물산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아 건물 외벽에 설치된 호이스트(공사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78층에 올랐다.

햇살이 비춰들며 석촌호수와 빌딩들이 즐비한 서울 한복판이 한 눈에 들어왔다.

78층에서 다시 호이스트를 타고 98층까지 올라간 뒤 100층까지는 철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

100층에서 101층을 올리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크레인 사이로 공사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였고,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소재의 안전망이 공사 현장을 에워싸고 있었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가 우리 건축역사 최초로 100층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고자 했던 신격호 총괄회장의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우리나라 최초로 123층, 555m 높이의 국내 최고층으로 건설되는 유일한 건축물이기 때문에 상징성이 더 크다. 현재 하루 평균 약 7000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많은 사람들이 고생해서 나온 결과물이다. 모두의 노고를 생각해서라도 끝까지 안전하게 짓겠다"고 말했다.

이어 "풍속 10㎧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면 10분 이상 서 있기도 힘들고, 법적으로 더 이상 작업을 할 수 없다"며 "초고층 건물은 공사 끝으로 갈수록 기술력이 많이 필요하다. 80층에서 100층까지 올라갈 때는 7~10일에 한 층이 올라가는 구조다. 세계적인 건축회사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지만, 국내의 많은 중소건설사와 협력업체들에게도 기술력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건설사들은 이미 해외 초고층 건물 시공을 통해 높은 기술을 선보여 왔으나 국내 시공은 롯데월드타워가 처음이다. 롯데월드타워 건설은 롯데물산과 롯데건설이 단순시공을 넘어 기획, 시공, 공사관리, 건물 운영관리 등 공사 및 운영의 모든 과정을 도맡았다.

이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서 초고층 건물을 많이 짓고 있는 추세다. 지금까지 아파트·주택 등만 지어왔던 건설사들에게서는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된다"며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국가적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100층 돌파까지 현장에 사용된 콘크리트 양은 19만5000㎥에 달한다. 사용된 철골과 철근은 4만여톤(t)을 넘는다. 외관을 감싸고 있는 커튼월(Curtain Wall)은 1만2800개가 시공됐고 이제까지 공사인원은 77만 6000명에 달한다.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는 국내 첫 기록이자, 층수를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완공된 빌딩들과 비교했을 때 10위에 해당한다. 내년 말 예정대로 123층까지 완공되면 층수로 전 세계 4위, 높이 기준으로는 세계 6위의 초고층 빌딩이 된다.

해외에서 초고층 빌딩은 그 나라의 상징이자 국력이 있어야 가능한 대형 프로젝트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쉽사리 시도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었다.

기술적인 문제도 있지만, 초고층건물의 경우 코어월(Core wall·건물 핵심벽체)을 중심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공간이 많이 확보되는 건축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효율성 측면에서 사업성이 불투명한 면이 있어 추진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될 경우 지난해 개장한 롯데월드몰과 함께 150만명의 해외관광객이 추가로 우리나라를 찾아 연간 3000억원의 외국인 관광수입이 발생하고, 국내 관광객을 포함하면 약 5000여명 이상이 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타워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현철 롯데물산 총괄사업본부장은 "어떠한 문제도 재발하지 않도록 사소한 것 하나부터 철저하게 점검·관리해나가고 있다. 안전 노력에 그룹 차원의 시스템을 더해 사고 예방과 안전점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시공과 운영 모든 면에서 안전에 빈틈이 없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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