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창희 시사플러스 회장
공약(公約)은 공개적으로 한 약속이다. 정치인들이 존경을 받지 못하고 욕을 먹는 이유가 바로 공약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공약(公約)을 빌 공(空)자 공약(空約) 정도로 우습게 알기 때문이다.

선거 때 정치인들이 제시한 공약에 국민들이 별로 관심이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통사람들도 약속을 하면 지킨다.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가 생기면 사전에 양해를 구한다. 사전에 양해를 구할 수가 없는 경우에는 사후에 필히 사과를 한다. 약속을 사전에 양해도 없이 어기고 사후에 사과도 없으면 그 사람과는 믿음이 사라져 인간관계를 지속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저녁7시에 만나 식사하기로 약속을 했다. 사전에 양해도 없이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나중에 사과도 없다. 그런 사람과는 다시 만날 수가 없다. 아무리 친했던 사람도 인간관계가 끝장이 난다.

개인 간의 약속보다 중요한 것이 공인의 공개적인 약속, 바로 공약(公約)이다. 공약을 했으면 지키던지 지킬 수 없으면 지킬 수 없는 전후사정을 소상히 설명하고 약속한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기초지자체 정당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공약을 했다. 작년 지방선거서 야당도 찬성하는데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 아직 까지도 국민적 사과 한마디 없다. 이는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직도 늦지 않았다. 지키지 못한 약속, 지키지 못할 약속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제시한 선거공약, 전부 지킬 수 없다는 거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면 적어도 지킬 수 없는 이유를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 한마디 양해나 사과도 없이 공약을 묵살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분쟁이 일어나는 것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데서 비롯된다. 약속은 신용과 연결된다. 약속을 어기고 사과를 해도 이를 세 번만 반복하면 신용이 떨어진다. 개인이나 회사, 국가도 신용이 떨어지면 파멸에 이르는 것은 시간문제다.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은 약속을 정확히 지키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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