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편집국장
기자 직업으로 30년 넘게 생활하면서 많은 일을 겪었다.

성완종씨의 자살을 보면서 더 더욱 정치권력에 기대어 살 수 밖에 없었던 ‘그때 그 시절’을 떠올려 보면 한편 그의 죽음이 이해가 가면서도 굳이 그런 선택 밖에 없었나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돈을 준 사람은 있고 받은 사람은 없다’는 것은 아는 이는 다 안다.

 한때 지갑속에 1억짜리 수표 10장을 넣고 다닌 적이 있다. 기자생활을 잠시 떠나 기업체 홍보이사를 할 때이다.

때마침 대선 때라 여기저기서 회장에게 ‘잘 보일 기회’가 들어왔고 그것을 맡아 책임을 져야 할 임무가 주어진 적이 있었다

엄밀히 얘기하면 갑을 관계는 그때 성립되며 그것이 기업의 생명선이라는 것은 아는 이는 다 아는 정석인 것.

그러나 모든 정보를 다 동원해도 누가 승자인지 판단이 어려운 때라 결국 ‘기부’를 거절하는 판단을 내렸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내 지갑의 10억은 공식적인 것이고 회장은 ‘최선’을 다한 것이 밝혀지면서 ‘산수’적인 생각을 한 내 자신을 보면서 씁쓸해한 적이 있다.

돈을 요구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 사실일 수 있고 일면식이 없다는 것도 사실일 수 있지만 감히 예측컨대 돈이 오고간 것은 사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무언의 압력을 견뎌낼 기업인이 과연 있을까

그것을 기회로 활용하는 기업인도 더러 보았다

한마디로 ‘그때는 그랬다’는 것이 정답이요, 지금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花無十日紅

개인적으로 이 단어를 좋아한다.

일본의 국화가 벚꽃이요, 미국은 장미다. 우리나라는 무궁화인데 잘 아는 사실이지만 꽃잎이 떨어지는 찰나를, 활짝 핀 장미를, 무궁화 꽃이 피기 전을 꽃의 아름다움으로 보지만

결국 열흘도 못가는 것이 꽃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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