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12일(현지시간) 2016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우로 알려진 가운데 힐러리의 정치 인생이 담긴 책이 나왔다.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한 힐러리 클린턴은 버락 오바마라는 새로운 힘에 밀려 실패를 맛본다. 힐러리의 선거 운동은 지루하다는 비판을 받았고, 더 능란한 유세를 펼친 어린 경쟁자에게 예상 밖의 패배를 당하는 굴욕으로 이어졌다. 정치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은 셈.

그러나 그는 6년 후 영향력 있는 여성 정치가이자 2016년 대선의 가장 유력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다시 부상하면서 성공적으로 정계에 복귀했다. 책 'HMC:힐러리 로댐 클린턴'은 불사조처럼 다시 일어서는 힐러리의 역사를 담았다. '폴리티코'지의 조너선 앨런과 '더 힐'지의 에이미 판즈는 힐러리의 친구, 동료, 지지자와 적을 만나 200건이 넘는 인터뷰를 진행하고 이를 책으로 엮었다.

힐러리는 예비선거를 치르는 동안 오바마의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였지만, 당선 이후 국무부 장관직을 맡아달라는 오바마의 권유에 응한 날부터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조력자로 변신했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며칠 후 오바마는 힐러리에게 선뜻 국무장관 자리를 제안했다. 당시 미국의 경제 위기가 매우 심각했기 때문에 자신이 국내 경제 상황을 돌보는 동안 외교 경험이 부족한 자신을 대신해 줄 스타급 인사는 힐러리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훌륭한 야구 심판이 그렇듯 가장 유능한 외교관은 눈에 띄지 않게 임무를 해낸다. 하지만 정치인들에게 그것은 사망 선고나 마찬가지. 그럼에도 국무장관직은 힐러리에게 대선으로 가는 완벽한 디딤돌이 됐다. 그는 4년 동안 국내의 정치 싸움에서 잠시 물러나 전열을 가다듬고, 남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외교 경력을 쌓을 수 있었다.

힐러리는 외교 정책의 미묘한 암시를 배우고, 새로운 국무부, 내각의 동료들, 그리고 이제 갓 진용을 갖춰 권력을 얻게 된 백악관 보좌관들의 신용과 신뢰를 얻는 등 국무장관직의 적임자임을 증명해 보임으로써 정치 자본을 축적한다. 그리고 누구보다 기민한 업무 수행 능력을 보여주며 국무부의 영향력과 미국의 대외 관계, 그리고 힐러리 자신의 이미지를 향상했다. 미국인의 3분 2는 그의 국무장관직 수행에 만족했다.

힐러리는 공직자로서의 공식적인 권력과 자신의 명성, 이 두 가지를 총동원해 정치 활동을 활발히 펼칠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했다. 그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프로젝트 중 다수는 그가 말하는 '소집 능력', 즉 민간 부문, 학계의 이해관계자들을 한 데 불러 모아 해결하는 그의 특기를 통해 완성됐다.

또 국무부 장관 취임 초기, 군사력·경제력을 내세운 하드파워와 문화·외교를 중심으로 하는 소프트파워를 적절히 조화한 '스마트파워 전략'으로 미국의 리더십을 재건하는데 큰 성과를 거둔다. 이 책은 이렇듯 힐러리에 얽힌 다양한 일화를 소개하고 이를 통해 그가 펼친 '행동지향적' 외교 정치를 엿본다.

2016년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언론과 미국 국민은 다시 힐러리의 행보를 주목한다. 'HMC:힐러리 로댐 클린턴'은 힐러리 개인사와 그동안의 정책, 업적, 정치적 성향 등을 살펴보고, 주변 인물의 인터뷰를 통해 힐러리라는 사람을 재평가하고 앞으로의 정치적 재탄생이 어떻게 이뤄질지 가늠해 보는 자리다.

또 힐러리의 재기 과정을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보여주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현대 미국의 대외정책, 정치·경제적 상황, 정치 문화로부터 세계정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식과 통찰력을 얻음과 동시에 협력과 소통의 리더십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영아 옮김, 504쪽, 1만8000원, 와이즈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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