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창희 시사플러스 회장
공무원연금개혁은 박근혜대통령이 원하는 것이다. 청와대가 새누리당에 개혁시기를 앞당기라고 거듭 재촉도 했다. 김무성 대표는 청와대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가능하면 청와대의 요청대로 개혁시기를 앞당기고 싶었을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탐탁치가 않다. 공무원연금개혁으로 덕을 보는 것은 박근혜대통령과 새누리당이다. 들러리만 서고 공무원들의 원성은 같이 들어야 한다. 공무원연금개혁이 계륵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4.29보궐선거 패배의 화풀이로 몽니를 부린다는 소리가 듣기 싫어 어쩔 수없이 합의에 응해 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새정치연합도 얻는 것이 있어야 될게 아닌가.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것이 국민연금 수령액 인상인 것같다.

국민연금수령액이 용돈수준 정도로 미약하여 용돈연금이라는 말이 있다. 새정치연합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확대하면 국민들이 지지할 것으로 믿었을 것이다. 이를 조건으로 공무원들의 반발심도 고려해 공무원연금개혁을 다소 완화하여 개혁하는데 마지못해 합의했을 것이다.

김무성 대표는 여야합의후 19대 국회들어 최대의 쾌거라며 자화자찬도 했다. 4.29보궐선거 승리에 이어 여야합의를 이끌어내 박대통령이 칭찬해줄 거라 믿었을 것이다. 뜻밖에도 청와대는 하루도 지나지 않아 국민연금과 연계한데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다.

친박과 정부, 종편방송이 기다렸다는 듯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10%인상하면 보험료율은 2배로 인상해야 한다며 김무성과 문재인 대표를 무식하다고 매도해 버렸다. 차제에 김무성 대표와 문재인 대표는 대통령감이 못된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선전하는 것처럼 보였다. 주구(走狗)가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어떻게 연금수령액이 10%오르는데, 보험료율이 2배나 오르는가? 그게 아니라도 오를 수밖에 없는 보험료율을 모두 합산하여 현재보다 2배가 오른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 꼼수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청와대가 차기대권주자로 김무성 대표를 원치 않는다면 4.29 보궐선거의 압도적 승리와 공무원 연금개혁 여야합의로 김무성의 인기가 상승하는 것을 달갑지 않게 여겼을 것이다.

공무원연금개혁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10% 인상합의를 패로 써먹은 것이다. 국민들이 연금10%를 더 받기위해 매월 보험료를 2배이상 더 내야 한다고 하면 찬성할 사람이 없다. 이점을 이용한 것이다. 김대표와 문대표를 단칼에 무식한 사람으로 만들어 대통령감이 못되는 것처럼 호도했다. 참으로 절묘한 정치적 꼼수가 아닌가.

박근혜대통령이 “공무원 연금개혁 수준이 원안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여야가 합의해준데 대해 감사한다.”며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은 바람직하지만 국민들이 매월 내는 보험료율 인상을 고려하여 가을 정기국회서 여야가 국민적 부담이 없도록 원만히 합의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했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이다.

황당한 것은 문재인 대표와 새정치연합일 게다. 4.29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것도 속상한데 대통령과 여당대표간의 권력투쟁에 유탄을 맞은 기분이 오죽했겠는가. 아직도 우리나라는 대통령의 생각과 말 한마디에 평지풍파가 일고 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여야합의사항도 백지상태가 돼버렸다. 이제 여당은 대표가 아닌 대통령이 협상대표로 나서야 될 판이다.

박근혜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기초선거 정당공천폐지를 분명히 약속했다. 작년 지방선거서 야당도 찬성하는 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아직까지도 사과 한마디 없다. 그러면서도 ‘약속과 신뢰를 항상 중시 여긴다.’고 말한다.

대통령이 국민과의 약속과 여야합의사항을 가볍게 여기는데 우리 사회가 과연 신뢰사회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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