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원대 수의, 계약해지해도 발뺌'

계약이 해지되고도 미리받은 수백만원대 고가의 수의 대금을 되돌려 주지 않는 등 소비자들을 울리던 상조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서울시내 상조업체(선불식 할부거래업체) 119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44개 업체의 위법행위를 적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상조업체 전수조사는 상조업체의 주 고객인 노인층이 관련법과 상조계약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해 처음으로 실시하게 됐다.

위반사항을 보면 ▲선수금 보전비율 미준수(17건) ▲계약서 필수기재사항 누락(12건) ▲등록변경신고 미준수(13건)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 해지(11건) ▲해지환급금 환급률 미준수(8건) 등이었다.

피해사례를 살펴보면 상조업체에 가입했던 소비자 A씨는 위약금을 물더라도 계약을 해지하고 해지환급금을 받으려 했다.

상조업체에서는 담당자를 통해서만 계약해지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담당자는 연락을 받지 않았다. 간신히 연락이 닿았지만 해지 신청서 양식이 따로 있다며 보내주겠다고 하더니 해지환급금 지급을 차일피일 피뤘다.

소비자 B씨는 홍보관(일명 떴다방)에서 수의를 구매하면 특정 장례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는 장례토탈서비스라는 설명에 솔깃해 계약했다.

그는 선금을 내고 수의를 구매하고 장례 시에 수의를 전달받겠다는 취지의 수의보관증을 지급받았다.

이후 계약을 해지하려고 했지만 업체는 해당 대금은 홍보관 운영업체(방문판매업체)의 수의판매 대금에 불과하고 장례서비스는 별도의 상조업체에 비용을 지급하는 후불제 상품이므로 선불식 할부거래계약에 해당하지 않아 해지환급금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처럼 소비자들을 기만한 44개 업체의 위반사항에 대해 등록취소 또는 과태료 부과 등의 48건의 강력한 행정조치를 내리고 이중 2개 업체는 경찰에 형사처벌을 위한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의뢰한 2개 업체는 대량의 해지환급금 미지급 업체와 소재지불명으로 해지환급이 불가한 업체였다.

서울시는 현행 상조할부거래법이 상조업체의 횡포를 막기에는 부족함이 있다고 판단해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 다음달 중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건의할 계획이다.

정광현 서울시 민생경제과장은 "이번 전수조사는 그동안 방만하게 경영하던 선불식 할부거래업계의 법령 위반사항에 대한 행정처분 등을 통해 사업자들의 법 준수를 유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는 작년 점검결과를 토대로 제도개선안을 공정위에 건의하고 올해도 지속적인 지도·점검 등을 통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상조업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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