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美금리인상 예고에 국내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매 동향이 심상치 않은 것.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바이(buy) 코리아' 행진을 이어오던 외국인들이 7월 들어 확연한 '바이(bye) 코리아' 기조로 돌아선 상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10조6000억원을 사들였지만 6월부터 1조600억원 순매도로 전환했다. 특히 7월에는 24일 까지 1조6200억원을 팔아치우며 매도세가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영향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이 약 4년 만에 30%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24일 기준으로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28.9%다.

특히 외국인은 이달 들어 5거래일을 제외하고 매일 주식을 순매도했으며 최근 4거래일 동안 1조원 가까이 매도하며 순매도 강도가 점점 거세지는 추세다.

최근 외국인 자금 이탈의 주된 원인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기인한다.

오는 9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확산하면서 달러화 강세와 원화 약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를 결정할 때 매매차익 외에 환차익도 중요한 요인으로 삼는다. 원화 강세 국면이 예상될 때 투자 매력은 올라가지만 반대 국면에서는 매력이 그만큼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2년래 최고치인 1160선을 넘어선 상태다.

한국투자증권 박소현 연구원은 "환율이 상승하면 환차손을 걱정하는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사는 것을 미루게 된다"고 설명했다.

부국증권 김성환 연구원도 "강달러에 기인한 원화 약세가 외국인 순매수 전환을 지연시키고 있어 당장 수급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규모를 예측하긴 쉽지 않지만 당분간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국인 이탈이 불가피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최창호 투자전략 부서장은 "외국인의 매매 방향이 매도 쪽으로 정해졌기에 당분간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KB투자증권 문정희 연구원은 "원화 약세가 심화될 경우 외국인의 주식 매도 패턴이 이어질 것"이라 "원달러 환율 상승 구간에서는 주식시장의 외국인의 수급도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이 2001년부터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오다가 2004년 6월 금리를 올렸을 때 큰 폭은 아니지만 외국인의 국내증시 자금 유출이 나타나기도 했다.

외국인은 그해 1월부터 5월까지는 순매수 추세를 나타냈지만 6월 들어 소폭(-27억원) 순매도 전환했고, 이후 순매도와 순매수를 반복했다.

특히 2004년에는 미국은 금리를 올린 반면, 한국은행은 금리를 떨어트려 자본유출 공포가 심화됐었다.

다만 외국인 엑소더스(대탈출) 수준의 대규모 외국계 자금 이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을 장담할 수 없는데다 아직까지 외국인의 일 매도규모가 아직 엑소더스 수준으로 크거나 지속적이지 않다는 분석이다.

KDB대우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지금 '셀 코리아'를 걱정할 수준의 상태는 아니다"라면서 "지금 외국인의 매매는 통상적인 사고 팔기의 수준이지 추세적으로 매도 국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도 "2004년의 경험을 보면 북미계 자금이 방향성 없는 모습으로 유출입을 반복했지만 뚜렷한 이탈세는 보이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외국인이 급속하게 이탈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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