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고교 교사들의 연쇄 성추행 사건을 조사하다가 부하직원들과 갈등을 빚어 현장업무에서 배제된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이 이번에는 본인의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서울의 A공립고교 성추행 사건을 조사했던 서울시교육청 김모 감사관이 지난달 26일 부하 여직원의 손을 더듬는 등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피해 직원 A씨는 지난 2일 교육청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사실확인서를 제출하고 김 감사관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8일 교육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당사자들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감사관실 내부 갈등이 격화하면서 고교 성추행 사건의 파장이 엉뚱하게 교육청으로 튀는 모양새"라고 밝혔다.
A씨는 감사관이 오후 2시께 교육청 복도에서 자신의 손을 더듬어 만지고, 피해 여교사들과 면담 도중 자신에게 불쑥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느냐'고 물어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김감사관은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김 감사관은 이어 피해 여교사들을 면담하는 도중에 B씨에게 '성추행당한 경험이 있느냐'고 물었다고 A씨는 밝혔다. A씨는 "복도에서 감사관의 성추행에도 불구하고 꾹 참고 면담에 배석했는데 감사관이 그런 질문을 해 성적인 수치심을 참을 수 없어 면담 자리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감사관과 직원들 간의 갈등은 고교 성추행 사건이 터진 직후 불거졌다.
감사관은 지난달 26일 직원 2명에게 피해 여교사 면담에 배석하도록 지시했지만 직원들은 이를 거부했다. 감사관이 대낮 음주를 해 면담이 불가능할 정도로 얼굴이 붉어져 지시를 거부했다는 것이 직원들의 주장이다.
'음주 감사' 지적에 대해 감사관은 "취한 상태도 아니었고 해당 여교사들에게도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나서 면담을 정상적으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평소 감사관이 술을 마시면 과격해지고 직원에게 폭언을 했다는 주장도 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조와 감사관실 일부 직원을 중심으로 계속 나온다.
일부에서는 개방형 직위 공모를 통해 6월 임용된 변호사 출신 감사관을 교육청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직원들이 인정하지 않고 배척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졌다는 시각도
한련 김 감사관은 술을 마신 상태에서 피해 여교사들과 면담한 사실 등이 뒤늦게 드러나, 지난 6일 A고교 감사 업무에서 배제됐다.
서울시교육청은 박백범 부교육감을 중심으로 조사위원회를 꾸려 김 감사관의 직원 성희롱 의혹 등을 조사 중이다. 김 감사관은 변호사 출신으로, 지난 6월 개방형 직위로 공개 모집한 감사관에 지원해 최종 임명됐다.
한편 전국시도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감사관실의 일부 직원들이 고교 성추행 사건 조사를 방해하고 사학 비리를 은폐·축소하려 했다는 의혹도 있다"며 교육청이 철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청 고위 관계자는 "감사관과 일부 직원들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려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감사관실 직원을 배제한 독립된 조사팀이 성추행 의혹 등 사안을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