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조경태 의원은 “진영논리에 갇혀서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정치현실이 안타깝다”며 “우리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분단국가로서 통일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 대통합을 통해 남북통일을 함께 일구어갈 준비를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광복 70주년의 소감을 14일 전했다.

이날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조경태 새정치연합 의원은 숫자 70 모양으로 만든 기념태극기를 국회의사당 앞 잔디에 펼쳤다.

야권의 불모지인 부산에서 내리 3선을 이뤄낸 조경태 의원은 최근 '친노 저격수'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문재인 대표에게 '백의종군'을 요구하고, 분당·신당설을 이야기하는데도 거침이 없다. 이 때문에 해당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되기도 했다.

'리틀 노무현'이라고 불리며 고(故) 노무현 대통령과 정치인생을 함께했던, 스스로 '노무현 대통령의 적자'라고 말하는 그는 왜, 어쩌다 친노의 저격수가 됐을까. 지난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조 의원을 만나 속내를 들어봤다.

그는 친노 저격수로 나선 배경에 대해 의외로 '노무현 대통령의 신념'을 들었다. 조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생전에 늘 '계파 만들지 마라', '희생하고, 봉사하라', '원칙을 지켜라', '정정당당하라'고 강조했다"며 "그런데 (문재인 대표는) 계파를 왜 만드나, 정정당당하지 못하게 부산 총선은 왜 안 나가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민주당에서 대선 후보로 나섰던 엘 고어, 존 캐리가 아쉽게 패하고도 은퇴한 것을 언급, "이들은 버락 오바마라는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줬다"며 "우리 야당 지도자들은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자신이 당의 분열을 촉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안철수 전 대표 등 영남권 인사 외에) 박주선·천정배·황주홍·유승엽 등 여러 분들을 만나고 있다"며 "조만간 박원순 서울시장도 만나서 분위기를 전하고 생각을 좀 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있는 '총선룰'과 관련해서는 "비례대표를 최소화하고 국회의원 정수를 250명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며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을 왜 당 대표가 선출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 문 대표에 대한 사퇴요구와 분당·신당론으로 최근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되기도 했다. 문 대표와 왜 이렇게까지 각을 세우나.

"노무현 대통령은 계파를 만들지 않았다. 생전에 저에게 늘 강조했던 말들이 '계파 만들지 마라', '희생하고, 봉사하라', '원칙을 지켜라', '정정당당하라'였다. 그런데 (문 대표는) 계파를 왜 만드나, 정정당당하지 못하게 부산 총선은 왜 안 나가나. 노무현 대통령은 확실한 종로를 버리고 지역주의 해소를 위해 부산에 출마했다. 물론 내년 총선은 힘들고, 부산은 더 힘들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몸을 던져야지, 왜 비겁한 것인가. 문 대표는 지금이라도 백의종군하고 부산에 출마해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 소신발언을 하고 당에 쓴소리를 좀 한다고 윤리심판원에 제소하는 당이 민주정당인가. 자신과 다른 다른 생각도 경청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우리 당은 그것을 잊고 있다."

- 문재인 대표가 최근들어 '호남 끌어안기'행보를 하고 있다.

"문 대표는 이미 기회를 놓쳤다. 정치를 하려면 판단력이 좋아야 한다. 타이밍을 놓치면 민심이 떠난다. 민심이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치권에서는 지도자들이 선거에서 지면 떠난다. 미국 선거를 보자. 민주당 엘 고어 후보는 공화당 조지 부시 후보보다 득표에서 앞섰지만 미국의 독특한 선거제도 때문에 분루를 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 고어는 정계은퇴를 했다. 2004년 민주당의 존 캐리 후보도 석패하고 은퇴했다. 지금 존 캐리가 어디 있느냐. 오바마 정권에서 장관을 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라는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이다. 그런데 우리 야당의 지도자들은 나 아니면 안 된다. 그런 오만불손이 어디 있느냐. 지난 재보궐선거의 패배는 새정치민주당의 패배가 아니라 친노 패권세력의 패배다. 전통적 텃밭인 호남의 우리당 지지율이 지난해 50%대에서 올해 30%대로 떨어졌다. 나는 문재인 대표가 지금 당장 광주를 한 번 가봤으면 좋겠다. 국회의원을 만날 것이 아니라 시민들, 당원들을 만나보라. 광주의 민심을 듣고 나면, 본인에게 내년 총선을 이끌 리더십이 있는지, 위기를 수습할 수 있는 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 야권의 불안한 지도체제 문제는 고질적인데 문 대표가 퇴진한다고 당이 안정될까.

"내가 4·29 재보선 참패 후 빨리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때 새 지도부가 구성됐으면 이렇게 불안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당의 지도부 선출 방식은 반민주적이고 불투명하다. '컷오프' 제도 때문에 계파가 없으면 예선을 통과하기도 힘들다. 정당의 대표를 뽑을 때는 당연히 그 정당의 당원이 투표권을 가져야 한다. 우리 당의 지도부 선출 방식은 초등학교 반장선거만도 못하다. 100% 당원이 참여해 대표를 선출하면 권위가 선다. 그러면 임기가 보장될 수 있다. 여론조사니 모바일이니 해서 대표를 선출하니 지도부가 늘 흔들리는 것이다.

새 인물을 키우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당의 정권창출을 위해 이미 기득권을 누린 사람들이 스스로를 내려놨으면 좋겠다."

- 신당을 이야기하면서 주로 안철수 의원, 김부겸 전 의원 등 영남권 인사들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당내 영호남 편가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렇지 않다. 박주선·천정배·황주홍·유승엽 등 여러 분들을 만나고 있다. 조만간 박원순 서울시장도 만날 계획이다. 당내의 여러 분위기를 전하고 생각도 좀 들어보려고 한다. 사실은 다양한 분들을 만나고 있고 많은 분들이 보자고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필생의 한이 '지역주의'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래서 며느리 3분을 다 영남 출신으로 봤다. 그만큼 동서화합에 대한 열정이 강했다. 호남 역시 제대로 된 인물이 나서면 호남 출신이든, 아니든 지지를 보낼 것으로 믿는다."

-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여권과 비슷한 목소리를 내는 조 의원을 영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얼마 전에 한 조사에서 중도층, 여권 인사들이 지지하는 야권 1위로 나왔다. 김부겸, 안철수도 이겼다. 여권에서는 유승민 의원이, 야권에서는 내가 표의 확장성이 좋은 1위로 나왔다. 중도·여권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한 적임자라는 말로 이해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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