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떠나는 이맹희 명예회장
20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필동에 있는 CJ 인재원.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치러진 날. 비운의 삼성家 장자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가는 길에 비가 내렸다

이날 오전 이 명예회장의 영정과 위패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쳤다. 이어 오전 7시30분께 영결식이 열리는 CJ 인재원으로 운구됐다.

오전 7시45분께 CJ 인재원으로 검은색 승용차 3대가 들어왔다. 카메라 플래시가 연실 터졌다. 48분께 조계종 스님들이 입장했다.

7시50분 검은색 승합차인 선주 차량이 들어왔다. 선주 차량이 프레스 라인 바로 앞에 정차하자 취재진과 CJ그룹 임원진 간 말다툼이 일어났다. “곧 운구 차량이 들어오는데 이곳에 정차하면 촬영을 할 수 없다.”

CJ 인재원 건너편 주택 옥상으로 올라간 몇몇 취재진은 주민과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취재라인이 형성돼 있는데 왜 남의 집 옥상까지 올라오느냐”는 항의였다.

선주 차량이 프레스 라인 뒤편으로 빠지자 오전 8시께 운구 차량이 들어왔다.

운구 차량에서 내린 고인의 손녀사위 정종환씨가 영정사진을, 고인의 손자 이호준씨가 위패를 들었다.

바로 입장하려는 이들에게 취재진은 취재진 쪽을 바라봐달라며 소리쳤다. 이들은 취재진 쪽을 향해 약 7초간 영정사진과 위패를 든 뒤 안으로 입장했다.

영정사진을 든 정종환씨의 시선은 아래를 향하고 있었지만, 위패를 든 이호준씨는 슬픈 표정으로 정면을 향했다.

영결식은 50분가량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영결식 중간중간 곡소리가 들렸다. 외부에 있던 CJ그룹 임원진은 "내부사정은 알 수 없다"고만 답변했다.

CJ 인재원 부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곡소리가 들리자 창밖을 내다보며 상황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전 8시56분께 목탁소리가 들렸다. 뒤이어 정종환씨와 이호준씨가 영정사진과 위패를 들고 힘 없이 걸어 나와 약 5초간 취재진 쪽을 향한 뒤 차량에 탑승했다.

입장 전과 마찬가지로 정종환씨의 시선은 아래를 향했지만, 이호준씨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눈을 감기도 했다.

오전 9시께 이 명예회장을 실은 운구 차량이 CJ 인재원에서 출발했다. 운구 차량을 경호하는 검은색 승용차 2대도 뒤이어 출발했다.

오전 9시30분께 운구 차량은 장지로 향하기 전 마지막 행선지로 이병철 선대 회장이 살았던 장충동 자택을 찾았다.

고인을 실은 운구 차량은 장충동 자택에서 10여분간 머문 뒤 장지인 경기도 여주로 떠났다. 그리고 여름의 끝을 알리는 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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