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품은 레노버 극복이 관건

LG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 자리를 유지하겠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다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중국의 추격세가 드세다.

LG전자는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을 제치고 3위 자리를 유지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 G프로2, MWC2014 최고 제품 선정되
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기준 매출액에서는 삼성(703억5800만 달러), 애플(604억7000만 달러)에 이어 78억7600만 달러로 3위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에서는 삼성(32.3%), 애플(15.5%), 화웨이(5.1%)에 이어 4.8%로 4위, 판매량에서도 4760만대로 4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인수키로 결정하면서 시장에서는 LG전자가 몸집을 키운 레노버에 더욱 밀리는 것 아니나는 우려가 강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레노버와 모토로라를 합친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6010만대(증권업계 추산)로, 화웨이와 LG전자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선다. 순차적으로 화웨이는 4위, LG전자는 5위로 한 계단씩 하락한다.

점유율 역시 레노버와 모토로라가 6.3%로 3위에 등극하는 반면 LG전자는 5.0%로 화웨이(5.3%)에 이어 5위에 머무르게 된다.

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중국 기업이 약진했다지만 진정한 약진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수량면에서 3위 달성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단순한 수량의 성장보다 매출, 밸류, 브랜드 등 전방위적으로 인정받는 진정한 3위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번 MWC에서 나타났듯이 중국 업체들의 위협은 더욱 구체적이고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중국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더 빠르게 기술력을 좁히고 있고, 해외 진출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JD 하워드 레노버 부사장은 MWC 기간 중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3위' 싸움이 아니라 "모토로라 인수로 삼성과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올라서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대표도 "중국업체를 얕봐서는 안된다. 미래에는 중국 업체들이 모바일 사업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성은 삼성증권 연구원은 "화웨이와 레노버 등 중국 업체들의 하드웨어 완성도가 지난해보다 높아졌고, 태블릿 세그멘트 강화, 웨어러블(화웨이) 출시 등까지 브랜드 제조사들과의 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다"며 "여기에서 디자인과 원가 혁신의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시간이 갈수록 선진 중저가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에게 그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시장성과 원가, 자원에서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은 돋보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상승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며 "LG전자는 L 및 F 시리즈, 소니는 M2와 같은 중저가 라인업을 선보였지만, 전작에 비해 디자인 차별화가 아쉬운 상황이고 고사양 스마트폰 차별화는 갤럭시S5처럼 어렵고 성장성도 이전만 못하기 때문에 자원과 관심을 중저가 경쟁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시장 수요가 다변화되는 트렌드에 삼성전자 다음으로 대처할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 스마트폰 시장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물론 중국 업체들이 선진 시장에 진출하기에는 특허력, 브랜드 인지도 등 걸림돌이 많지만 상위 경쟁력을 갖춘 레노보와 화웨이의 점유율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의 대응은 차별화된 기능과 브랜드 파워.

박 사장은 "프리미엄 라인업에는 하이테크 기술과 업계를 선도하는 기능들을 담았고 보급형 제품군에는 프리미엄 제품을 연구하면서 나오는 여러가지 기술들을 원가를 고려해서 담았다"며 "더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방향을 지속적으로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LG전자의 모바일 사업부문은 높은 마케팅 비용 등으로 지난해 3~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3조5915억원, 영업적자 434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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