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내 나이가 77살이다. 젊은 국회에서 쪼그려 일하는 것도 곤혹이다”- 1월 25일

“내 할 일 하고 알아서 집에 갈 것이다”--2월 16일

“무엇을 하겠다, 안 하겠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할 수 없다”-2월 22일

“비례대표만 4번 당선됐기 때문에 그게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3월 16일

이번에도 정무적 판단인가

김 대표는 당선이 확실한 비례 2번에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이른바 ‘쎌프공천’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

김 대표가 스스로에게 비례대표 2번을 부여한 '셀프 공천'을 두고 당내는 물론 야권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더민주 한 관계자는 "이미 돌려막기 공천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여론의 뭇매를 맞지는 않을지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김광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김 대표의 셀프 전략공천은 정의롭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며 "어떻게 자신이 셀프 2번을 전략비례로 공천할 수가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비례대표 추천은 기본 상식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 사람들이 염치가 있어야지… 좌시하지 않겠다”라고 했다. 그는 또 “표 떨어지는 소리가 전화통을 불지르려 한다”며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다.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셀프 공천’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의) 정체(政體)가 공화정에서 군주정으로 바뀌었다”며 “이후 공화정이 복구되면 혁신안도 돌아오겠지만 더민주가 군주정을 선호하면 이대로 계속 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김 대표가 비례 2번을 확정한 것과 관련, "그럴 줄(김종인 대표가 비례대표 공천을 받을 줄) 알았다"며 "비례대표 취지에 어긋난다"고 김 대표를 직격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가)국민의 눈치를 보며 부패와 낡은 진보를 청산하는 듯 보였지만, 결국 공천자의 대부분이 친문(親文)세력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마포 민주당은 성명을 내고 "정체성·도덕성·야권통합의 진정성 등 모든 면에서 자격을 갖춘 김종인 대표가 여야를 넘나든 비례 5선의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비꼬았다.

더민주는 이날 비례대표 후보자를 A, B, C 세 그룹으로 나눠 발표했다. A그룹은 1~10번으로 당선안정권이고, B그룹은 11~20번으로 당선가능권이다. 당선권에서 거리가 먼 C그룹은 21~43번이다. 김 대표가 지명한 3명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자들은 이날 오후 2시 중앙위원회 투표를 통해 그룹내 번호가 확정된다.

A그룹에는 김 대표가 지명한 3인을 포함해 김성수 현 당대변인, 영입인사인 문미옥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실장, 박종헌 전 공군 참모총장, 양정숙 전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 위원, 이용득 전 최고위원, 조희금 대구대 가정복지학과 교수 등이 포함됐다.

B그룹에는 송옥주 국회 정책연구위원(당직자), 심기준 강원지사 정무특보,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 이수진 전국의료산업노조연맹 위원장,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 이재서 총신대 교수, 이재정 민변 사무처장, 정춘숙 전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등이 포함돼 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영입인사로 방송을 통해 인지도를 쌓았던 이철희 당 전략홍보본부장도 B그룹에 속했다. 또 선출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일었던 청년비례로는 정은혜 전 당부대변인이 포함됐다. 현재 더민주의 비례대표 당선 가능권이 15번까지로 전망되는 가운데 B그룹은 순번 투표 결과에 따라 그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한편 김 대표는 역대 선거에서 비례대표로만 4차례 당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20대 총선에서도 당선되면 비례대표로만 5차례 당선되는 기록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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