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새누리당은 22일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잇달아 열어 유승민 의원의 공천 문제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현역 의원 지역구 가운데 20대 총선의 공천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지역구는 유 의원의 대구 동구을이 유일하다.

새누리당 공관위와 최고위원회는 유 의원의 공천문제에 대한 결정을 연일 미루고 있으나 오는 24, 25일 총선 후보 등록 일정을 감안하면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로서는 공관위에서 유 의원의 공천문제를 결론지으면, 최고위가 이날 오후 9시에 열릴 비공개 회의에서 추인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4ㆍ13 총선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의 거취는 ‘24시간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22일 공직선거법 49조에 따르면 후보자 등록 기간 중 당적을 이탈할 경우 해당 선거에 후보자로 등록할 수 없다.

유 전 원내대표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려면 적어도 23일 전에는 탈당계를 내야 하는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공관위가 23일까지 유 전 원내대표의 처분을 미룰 경우, 그의 무소속 출마 기회마저 앗아갈 수 있다.

앞서 유 전 원내대표가 “당의 결정을 지켜보겠다”며 ‘자발적 출가’를 거부한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전망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특히 유 전 원내대표와 같은 지역구(대구동구을)에서 경쟁 중인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소위 ‘진박(眞朴)’ 후보다.

공관위가 유 전 원내대표에게 ‘단수추천’을 할 리는 만무하다는 이야기다.

결국 유 전 원내대표 앞에 놓인 길은 ‘경선’ 아니면 ‘컷오프(공천배제)’ 단 두 갈래지만, 이날 오전을 넘기면서 경선 가능성도 희박해졌다. 일반적으로 경선에는 최소 이틀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한 공관위의 ‘무언의 압박’이 강도를 더해가자 이미 공천에서 배제당한 친이계 임태희 전 의원까지 나서 공관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 지지가 높은 유 전 원내대표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행태도 문제지만, 그 역풍이 두려워 차일피일 미루고 스스로 나가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것이 임 전 의원의 일갈이다.

임 전 의원은 “(공관위가) 23일까지 결정을 보류해 무소속으로도 못 나가게 한다는 말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며 “무소속으로라도 나가려면 (유 의원) 스스로 나가는 모양을 취하라는 압력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나가면 아예 무소속 출마도 못하니 우리는 좋다는 것”이라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지난 16일 김무성 대표가 "당헌·당규에 위배된 결정"이라며 최고위 의결을 보류했던 5개 지역의 공천안 문제도 이날 매듭지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해당 5개 지역은 공관위가 단수 후보로 선정한 서울 은평을(유재길)·서울 송파을(유영하)·대구 동갑(정종섭)·경기 분당갑(권혁세)·대구 달성(추경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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