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넥슨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가 보유한 강남 부동산을 천3백억을 주고 샀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들 거래를 진경준 검사장이 주선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청와대 개입’으로 불똥이 튀었다.

넥슨 김정주 대표는 진경준 검사장에게 주식을 공짜로 줘 126억원의 주식 대박을 터뜨리게 해준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

김 대표는 구속된 진경준 검사장과 서울대 86학번 동기로 절친한 사이다. 우병우 민정수석은 진경준 검사장의 서울대 법대·사법연수원 2년 선배다.

우 수석은 2015년 2월 진 검사장이 차관급인 검사장으로 승진할 때 인사(人事) 검증을 담당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책임자였다. 넥슨이 우 수석 처가의 '강남역 상속 부동산'을 매입해준 일 때문에 우 수석이 진 검사장의 넥슨 주식 보유를 문제삼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18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우병우 민정수석의 장인인 이상달 전 정강중기·건설 회장이 2008년 네 딸에게 상속한 서울 강남역 부근의 토지와 건물을 2011년 넥슨코리아가 공시지가의 2~3배 가격인 1325억9600여만원에 매입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워낙 금싸라기 부동산이고 공시지가와 실거래 가격은 차이가 커서 비싸게 사줬다고 보긴 어렵지만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았던 시기여서 그렇게 큰 덩치의 부동산을 선뜻 매입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을 찾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넥슨은 2011년 우 수석 아내 등으로부터 이 부동산을 사들이면서 "서울 강남에 신사옥을 지어 일부 직원을 입주시키고 건물의 나머지 부분은 사무실 등으로 임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무렵 넥슨은 이미 경기도 판교에 최신식 사옥을 건립 중이었다. 그런 넥슨이 강남역에 서울 사옥을 짓겠다고 밝힌 것이다. 넥슨은 우 수석 아내 등으로부터 땅을 사들인 지 7개월 만인 그해 10월 말 100억원을 더 들여 김모씨로부터 우 수석 아내 등의 땅 바로 옆의 땅(825-19) 133.9㎡(약 40평)를 사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넥슨은 2012년 7월 강남역 일대의 땅을 1505억원에 부동산 개발 회사인 '리얼케이프로젝트'에 매각하면서 서울 사옥 계획을 접었다. 넥슨이 우 수석 아내 등으로부터 이 땅을 사들인 지 1년 4개월 만에 되팔아버린 것이다. 현재 이곳에는 대우건설이 지상 19층·지하 8층짜리 건물을 지어 2015년 상업시설과 오피스텔(728실)로 분양했다. 지금의 '강남역 센트럴 푸르지오시티'가 들어서 있는 곳이 우 수석 아내 등이 상속받았던 땅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 수석 아내 등이 상속받은 토지를 넥슨에 넘길 즈음의 공시지가는 필지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1평(坪)당 4000만~5000만원 정도였다고 한다. 넥슨이 공시지가의 2~3배 가격에 땅을 사준 셈이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워낙 금싸라기 부동산이고 공시지가와 실거래 가격은 차이가 커서 비싸게 사줬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았던 시기여서 그렇게 큰 덩치의 부동산을 선뜻 매입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을 찾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거래에서 넥슨이 금전적으로 큰 이득을 남기거나 손해를 본 것은 없지만 고가의 부동산을 처분하지 못해 고심하던 우 수석 측의 고충을 풀어준 것이란 얘기다.

당시 고가의 부동산을 처분하지 못해 고심하던 우 수석 측의 고충을 진경준 검사장의 친구이자 대학 동기인 김정주 대표가 해결해준 것으로 풀이된다.

2015년 2월 진경준 검사장이 차관급인 검사장으로 승진할 때 인사(人事) 검증을 담당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책임자가 우병우 수석이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날 우병우 민정수석의 처가 부동산을 넥슨코리아가 1천억원대에 매입했다는 조선일보의 보도와 관련, "당시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중개수수료 10억원을 주고 한 정상적인 거래"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몽골 공식방문을 수행 중인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현지 브리핑에서 "진경준 검사장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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