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현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씨 최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47)씨가 8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전격 입국했다.

'국정농단' 사건의 또 하나의 축인 차씨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됨에 따라 그동안 의혹만 무성했던 문화계 비리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그는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국정농단 사태를 묵인·방관했다는 의혹을 밝혀줄 인물로도 주목받는다. 그런만큼 우병우의 범죄 의혹도 베일이 벗겨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식으로 재단을 운영하다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나'라고 묻자 차씨가 '우병우 수석이 내 뒤를 봐주고 있으니 걱정말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차씨가 검찰에서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우병우 전 수석 김종덕 전 장관, 김상률 전 수석 등이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검찰은 '황제 소환'과 위압적 태도로 논란을 빚은 우병우 전 수석을 검찰청사로 불러 포토라인에 세우는 일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차씨의 귀국은 우 전 수석 수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가족회사의 회삿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우 전  민정수석이 추가 고발됐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배다른 형제 이모씨의 법률대리인 조원룡 변호사는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우 전 수석을 직무유기와 제3자 뇌물제공 혐의로 고발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우 전 수석은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이 CJ그룹과 결탁해 이재현 회장 특별사면과 사업상 특혜를 미끼로 정경유착 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알고도 방치·묵인했다”고 주장했다. 

조 변호사는 또 과거 CJ그룹의 법률고문으로 일했던 김재원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알선수뢰 혐의로 함께 고발했다. 그는 “김 전 수석도 이 회장이 사면되도록 힘을 쓴 정황이 있다”면서 “그가 거액을 받아 챙겼거나 사면 절차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수사해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CJ는 이 회장이 구속 수감된 상황에서 현 정부의 ‘비선 실세’로 드러난 최순실씨의 최측근인 차씨가 추진하는 ‘K컬처밸리’ 등 정부의 문화 사업에 수조 원을 적극적으로 투자해 이 회장 구명 로비를 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실제로 이 회장은 올해 광복절을 앞두고 기업 총수로는 유일하게 사면됐다. 

또 우 전 민정수석이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떠오르면서 공주교대 총장 임용 의혹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말 지역 교육계에서는 공주교대 총장 임용 과정에 우 전 수석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파다했었다. 당시 지역 언론은 ‘A모 교수의 경우 청와대 실세와 경북 영주고 동문으로 정부의 최종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우 전 수석을 포함해 총무비서관실 B행정관(6회)과 홍보수석실 C행정관 등 3명의 영주고 동문이 청와대에 함께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주교대 동문들과 공주시민들은 개교 77년 만에 첫 모교출신 총장 탄생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감을 자아냈었다.

결과는 우려대로였다. 국립대학 총장 임용 최종 단계인 국무회의 심의·의결에서 A모 교수가 공주교대 총장에 최종 낙점됐다. 이 같은 결과를 놓고 지역 대학가는 “누적 득표수가 가장 많았던 L모 교수를 낙점하지 않은 것은 정부의 입맛대로 인사권을 행사한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었다.

특히 당시 총장 선출 과정을 지켜 본 한 교수는 “L모 교수에 대한 호의적인 학내 분위기가 상부에 보고되자, 청와대가 재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청와대 개입 의혹을 강하게 시사했다.

한편 이번 차씨의 귀국으로 그동안 제기되온 우병우의 국정농단, 인사개입, 제3자 뇌물제공 혐의등 의혹이 수면위로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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