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원인 "무리한 수직 증축으로 복원력 약해졌을 것"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의 원인으로 '급격한 방향 선회로 무게중심이 불안정해졌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세월호의 무게중심에 영향을 준 수직증축 공사를 무경험 조선소가 맡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 굳게 닫힌 문
청해진해운은 세월호를 지난 2012년 10월 일본에서 들여와 배의 굴뚝인 연돌 부분 뒷쪽을 집중 개조하기로 하고 C사(전남 영암 소재)에 수리를 의뢰했다.

C사는 그해 12월 세월호 선체 개조를 의뢰 받아, 선미에 가로 30m되는 객실 두 개층을 증축했다. 선체 개조작업은 수입된 시점부터 선박 등록 검사때까지 4개월에 걸쳐 이뤄졌다. 여객실을 개조하면서 선박 무게는 기존 5997톤급에서 6825톤급으로 828톤이나 무거워졌고, 총 정원도 840명에서 956명으로 116명이 늘었다.

이 과정에서 배의 무게중심은 당초 설계도와 달리 선미 쪽으로 이동했고 위치도 높아졌다. 이로 인해 배의 안정 운항에 결정적인 요인인 복원력이 약해졌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당국은 세월호 사고 원인 중 '급격한 방향 선회'로 인해 무게 중심이 불안정해졌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선미가 무겁다보니 세월호가 급격히 방향을 틀 때 무게 중심이 불안정해 선두(船頭)가 들어 올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월호는 침몰 후 선두 부분만 수면 위로 떠있는 상태다.

세월호 수직증축이 무게중심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는 의혹뿐 아니라 이 공사를 맡은 C사가 직전까지 5000톤급 이상 선박 수리 경험이 전무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C사는 자본금 2억을 들여 2007년 설립됐으나, 본격적으로 선박을 수리한 시점은 2010년부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청해진해운은 세월호 승객을 더 태우려고 선체 뒷부분(선미) 개조를 대형여객선 수리 경험이 거의 없는 중소업체에 맡겼던 것.

C사 관계자는 "2010년부터 선박 수리를 시작했다"며 "(세월호)그 배가 2012년 12월 우리(C조선소)쪽으로 들어와 두 달간 작업을 했다"며 "우리 회사에서 수리한 여객선 규모로는 세월호가 가장 큰 규모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개조된 세월호는 선박안전법 등 관련 법에 따라 정상적인 시험 운행도 마쳤다.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수직증축이 불법 개조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선박업체 관계자는 "경험이 많다고 해서 수리를 완벽하게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험이 많은 업체들을 두고 굳이 경험이 없었던 영세업체에 수리를 맡긴 점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의 객실 증축이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안전기준을 통과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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