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국정농단 문제가 있었던 친박들을 용서하고 모두 하나가 돼서 대선을 치러야 한다”

홍준표 후보가 대선 3일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의 시계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전 상황으로 돌려 놓았다. 대선 후보가 되기 전 박 전 대통령과 친박계에 선을 긋던 홍 후보는 대선을 앞두고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친박 세력과 '태극기 세력' 등 야당으로부터 '적폐'로 규정된 인사들까지 "용서하자"며 결국 '비빔밥'을 만들고야 말았다.

표를 얻기 위해서라면 색깔론이건 막말이건 서슴지 않는 홍준표 후보라지만,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 등 친박 핵심까지 복권시킨 건 한마디로 후안무치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수백만 촛불 시민이 외친 “친박 청산”의 메아리가 아직도 뇌리에 생생한데 말이다.

여기에 명분없이 탈당한 12명의 바른정당 의원들의 침묵으로 일관하는 태도도 가관이다. 이들은 ‘친박 청산이 불가능하다’며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을 뛰쳐나온 사람들 아니던가  그런데 그 당에 복귀하기 위해 친박을 살려낸 판이니, 이쯤 되면 정치라기보다 ‘허무 개그’에 가깝다. 탈당 선언 이후 바른정당과 유승민 후보에게 쏠리는 지지와 성원에서 보듯 정치인이란 무릇 국민만 보고 가야 한다는 걸 잊은지 오랜 듯 싶다.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3당은 오랜만에 한 목소리로 직격탄을 날렸다.

"바뀐 당명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결국 완벽하게 '도로 친박당'"이라며 "잠시 반성하는 척하면 국민들이 속을 것이라 생각한 부패기득권 세력, 패권세력의 본질이 다시 만천하에 드러났다. 홍 후보와 한국당은 부끄러운줄 알아야 한다"고

결국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탈당파, 그리고 친박까지 엮여서 벌이는 막장극은 한국의 보수 정치세력이 갈 데까지 간 게 아닌가 싶다.그 중심엔 ‘막장 보수’의 행태를 보여온 홍준표 후보가 있다. 도대체 홍 후보와 자유한국당은 보수의 가치를 어디까지 깎아내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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