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수감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신 건강에 이상 징후가 생긴 것 같다고 한 매체가 보도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정 여론 자극하려는 쇼 아니냐는 일각서 의혹 제기가 있지만 구치소 내에서 다소 이해하기 힘든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고 이를 근거로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 처해있다는 얘기가 흘러 나온다고 8일 일요신문이 보도했다.  박 전 대통령 건강 문제는 지지율 고공 행진을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정부로서도 무시 못 할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6월 13일 박 전 대통령이 참석한 재판은 정치권에서 숱한 화제를 뿌렸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대리인 유영하 변호사가 증인으로 나선 유진룡 전 문화체육부 장관과 설전을 벌이자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고, 이를 참지 못하겠는지 곧 고개를 숙였다.

평소 박 전 대통령이 남다른 표정 관리로 익히 알려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냥 흘려보내기 힘든 장면이었다.  이뿐만 아니다. 박 전 대통령은 3월 31일 구속 수감된 이후 재판이 거듭될수록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행동들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 도중 빈 종이에 연필로 정체불명의 그림을 그렸다 지우는 일을 20분간 반복했다. 

지우개 가루를 손으로 모은 뒤, 물수건으로 손을 닦아내는 장면도 포착됐다. 법정에서 하품을 하거나 조는 모습도 목격됐다. 예전의 박 전 대통령이었다면 상상하기 힘든 일들이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 내에서도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얼마 전 교도관에게 “왜 밥을 주지 않느냐”라고 물었다고 한다. 식사 시간이 끝난 지 불과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였다.

또 다른 일화도 들린다. 박 전 대통령이 취침 시간에 잠을 자지 않고, 벽을 향해 앉은 채 중얼거렸다는 것이다. 교도당국의 한 관계자는 “처음엔 기도 같은 것을 하는 줄 알았다고 그러더라. 그런데 한국말이나 영어도 아닌 알 수 없는 말들을 계속 반복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독방 안에서 어느 정도 편의는 인정해주는 편이라 별다른 제지는 하지 않았지만 그 모습을 봤던 직원들이 조금 꺼림칙하다고 전했다”라고 귀띔했다. 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과의 대화에서 몇몇 참모들 이름이 거론되자 “XXX 비서관이 누구죠”라며 되물었다고도 한다.

한 정신과 의사는 “박 전 대통령과 직접 상담한 게 아니라 말하긴 조심스럽지만 일련의 징후들을 살펴봤을 때 (정신적으로) 이상신호가 온 것은 틀림이 없어 보인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권력의 정점 자리에 있다가 순식간에 수감자로 전락했는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하다”면서 “무엇보다 박 전 대통령이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데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 정신과 치료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변호인들도 박 전 대통령 정신상태에 대해 면밀하게 체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이 육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는 종종 들리곤 했다. 박 전 대통령은 6월 30일 재판에선 갑자기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피고인석에 엎드리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은 건강상의 문제로 재판 일정을 줄여달라고 요구했다. 7월 7일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 측 이상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이기 전에 고령의 연약한 여자다. 매주 4차례 출석해 재판을 받는 자체를 체력 면에서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 정신 이상설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의도적으로 ‘쇼’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한 친문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 아니냐. 건강이 나빠졌다는 것을 핑계로 재판을 지연시키고 지지층의 동정 여론을 자극하려는 꼼수일 수 있다. 친박계가 포진한 자유한국당이 이를 악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면서 “재판부가 일정을 서둘러서 빨리 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치권 주변에선 “박 전 대통령 건강이 최악의 상태다. 7월 중 보석을 신청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의 친문 의원은 “박 전 대통령 건강 문제는 파괴력이 큰 사안이다. 순항 중인 문재인 정부의 유일한 골칫거리라는 말도 있다. 청와대에서도 잘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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