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5월16일 오전 군 장성(대장급) 진급 및 보직신고식이 열린 청와대에서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승혜 기자]육군 대장 가족들이 관사에서 근무하는 공관병과 조리병에게 가족의 속옷 빨래 등 사적 업무를 시키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박찬주 육군 2작전사령관(대장)이 1일 전역 지원서를 제출했다.

육군 2작전사령부는 이날 육군 2작전사령관이 오후 6시부로 전역 지원서를 육군본부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박 대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저는 지난 40년간 몸담아 왔던 군에 누를 끼치고 군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자책감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오늘 전역지원서를 제출했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국토방위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장병들에게 미안하다. 이와 무관하게 국방부의 조사에는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31일 군인권센터는 보도자료를 내어 “육군제2작전사령부 사령관 박찬주 대장의 가족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공관병, 조리병들을 노예처럼 부리며 인권을 침해하고 갑질을 일삼았다”며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센터가 복수의 제보자들로부터 입수한 정보를 종합하면, 박찬주 대장의 부인은 청소나 조리, 빨래, 안방의 블라인드 치기 등 본인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을 공관병에게 수시로 지시했다. 소파와 바닥에 떨어진 발톱같은 것까지 줍게했는데 청소가 제대로 안되어 있으면 반말 폭언이 이어졌다고 한다. 미나리를 다듬던 조리병의 칼을 빼앗아 도마에 내리치며 “너는 제대로 하는 게 없다. 상추같은 걸 준비해야지”라고 고함을 치며 위협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제보자도 있었다.

센터는 “공관병과 조리병이 400㎡(약120평)에 이르는 공관을 관리하면서 조리, 빨래, 다림질 등 온갖 잡무를 담당했는데, 장병 표준일과와 전혀 상관없이 사령관이 새벽기도를 가는 새벽 6시부터 잠드는 밤 10시까지 대기해야 했기 때문에 과로가 일상화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관병들은 같은 병사 신분인 사령관의 아들 뒷바라지까지 해야 했다. 사령관의 가족은 공군 병사로 복무 중인 둘째 아들이 휴가 나오면 공관병에게 아들의 속옷 빨래를 시키기도 했다고 센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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