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명수 창업경영아카데미 대표
결론?

대한민국 전 국민은 지금 감정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 시청 앞에 차려진 “세월호 희생자 합동 분향소”엘 다녀왔다.

한번에 50여명씩 분향을 하는데 덕수궁에서 건너오는 건널목까지 줄을 서 있었다.

일종의 군중 지양의 성격 때문에 가급적이면 그런 자리에 잘 가지 않았지만 이번 만큼은 꼭 가야 할 것 같아서 부러 시간을 내 갔다.

날씨는 햇볕이 쨍쨍한데 사람들은 하나 같이 무겁고, 칙칙하고, 그렁그렁한 낯빛으로 조용히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날이면 날마다 터져 나오는게 어이없는 이유들일 뿐이고, 무슨 종교에 연관되었다는 얘기가 나오더니 이제는 짐짓 수사를 담당하는 당사자까지 그 종교와 연관 되었다는 하늘이 무너 질 소식이라 이뿐 아니라 모 가수는 어떻네, 또 모 가수도 어떻네......가면 갈수록 가관인 소식 뿐이라 차라리 요즘은 뉴스를 안 보는게 편하다고 넋두리를 하는 사람들 천지인 세상이다.

이러다 말겠지, 여지없는 냄비근성 때문에 두 달만 아니, 한 달만 지나면 모두 잊어 버릴건데 뭐 등 뭐라고 하는 말도 이제는 싫고,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정말 오늘 아침에 TV를 켜 보니 한쪽 구석에 고정적으로 나와 있던 그 숫자가 없어져 버렸다.

아! 벌써? 라고 하기엔 이번의 희생이 너무 컸고, 파급이 너무 길 것 같고, 살아 남은 자들의 슬픔이 너무 컸다.

길에서 보이는 고등학생들만 봐도 짠하고, 미안스럽고, 이쁘고, 저놈의 속은 어떨까하는 생각에 괜시리 눈물이 찔금거려지는게 꼭 내가 죄인이 된 심정이다.

줄을 서 있는데, 분향을 끝내고 나오는데, 지하철을 타려고 계단을 내려 가는데 마침 학교 끝날 시간이 되었는지 유독 고등학생들이 많이 왔다.

전화기를 만지작 거리며, 지들끼리 재잘 거리며, 옆 사람을 보면서 콜콜거리는게 영락없는 천진스러운 10대들이라.....

아! 니들에게 무슨 말을 해 주어야 하나, 니들 앞에서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하나....

줄을 서 있는 사람들 표정이나 그 마음이나, 안내하는 안내위원들의 칙칙한 표정들이나, 소원 리본을 만들라고 싸인펜을 건네 주는 자원 봉사자들이나 모두 모두 하고 싶은 말을 하늘 만큼씩이나 간직하고는 있으면서도 짐짓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는거라.

아! 이 사람들 속은 어떨까 하니 나 또한 마음이 답답한게 이놈의 나라가, 위정자들이, 기득권자 들이, 우리 어른들이 응짜 부리는 걸 두 눈 뻔히 뜨고 보면서도 아무런 이유도 댈 수 없고, 아무런 변명도 할 수 없고 그저 입 다물고 입 다물기만을 강요 당하고 있는 것 같은 이 세태를, 작금의 이 상황을 나는 감히 이리 부르련다.

지금 우리 모두는 감정 노동을 강요 받고 있다고......

*감정노동은 실제로 느끼는 감정과 다른 감정을 표현해야 할 때 발생하며, 감정노동으로 생긴 감정적 부조화는 감정노동을 행하는 조직 구성원을 힘들게 만들며 감정노동으로 생긴 문제가 적절하게 다루어지지 않는 경우엔 심한 스트레스(좌절이나 분노, 적대감, 감정적 소진)를 보이게 되며, 심한 경우엔 정신질환 및 자살까지 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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