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혜훈 '아이고 머리야'
[김민호 기자]보수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야심차게 시작한 이혜훈호(號) 바른정당이 이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지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가뜩이나 자유한국당으로의 '통합흡수설', 국민의당과의 연대 등 당의 자력 존립을 흔드는 이슈들로 당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의 얼굴이라 할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바른정당 의원들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당혹스러움은 감추지 못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1일 '금품수수 논란'에 휩싸인 이혜훈 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상황의 진전에 따라서 이 대표가 결심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상황에 따라 당원들의 뜻이 모아질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저희들 분위기가 많이 차분해진 게 사실이고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며 "객관적인 증거나 이런 과정 없이 추측으로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는 이 사건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고 보고 수사가 곧 시작된다고 하니까 수사결과를 차분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 한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돈을 줬다는 사람의 말에도 신빙성이 없다. 현재로서는 이러쿵저러쿵 말할 단계가 아니다"며 언급을 자제했다.

한 중진 의원은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향후 당에 미칠 파장을 예단하기는 힘들다"며 "이 대표 체제도 어려워지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당 내분 조짐도 감지된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를 흠집 내기 위해 누군가 금품수수 의혹을 고의로 들고나온 것 아니냐며 의심하고 있다.

대표적 자강론자인 이 대표 체제를 달가워하지 않은 세력들이 당 안팎에서 '이 대표 흔들기'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당 안팎에서 '기획의 냄새가 난다'는 얘기가 나온다. 금품수수 의혹으로 무거운 분위기를 느끼는 사람도 있고, 낄낄대는 사람도 있다"며 "비정상적 의혹 제기에 엉뚱한 사람만 상처받고 난 뒤 '아니면 말고' 식의 정치문화는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혹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이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이 '깨끗한 개혁보수'를 지향하는 바른정당 이미지에 부정적인 타격을 입혔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당 관계자는 "바른정당이 추구하는 보수개혁론이 암초를 만났다. 당의 존립이 중요한 이 시기에 왜 하필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터졌는지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다만 이번 일로 이 대표의 리더십이 타격을 입고 자강론이 한풀 꺾일 수는 있어도 한국당·국민의당 등과의 통합 연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의원은 "타당과의 통합 연대는 (의혹과) 별개의 문제"라며 "특히 한국당과의 통합은 친박(친박근혜) 청산 등 통합의 환경이 마련돼야 가능한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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