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중생인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이모씨가 8일 오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북부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신소희 기자]여중생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일명 ‘어금니 아빠’는 아무 말이 없다.

이씨는 8일 낮 12시30분께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중랑서를 나서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휠체어를 타고 베이지색 남방에 마스크와 모자를 착용한 이씨는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는 '살인 혐의를 인정 여부'와 ‘동영상 유서에서 억울함을 주장한 이유', ‘딸이 친구 시신유기에 동참했는지 여부', ‘후원금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했는지' 등의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씨의 증언 거부에도 불구, 범행 정황이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집 안에선 음란기구가 다수 발견됐으며 한 달 전 숨진 아내에게도 지속적인 성적학대를 한 정황이 포착돼 수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널A는 경찰의 말을 인용해 어금니 아빠로 알려진 피의자 이모씨(35)가 살해한 10대 여중생의 몸에서 성적 학대가 의심되는 흔적이 발견됐다고 8일 보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의 성적 학대 대상이 자신의 아내와 피해 여중생이었다”며 “수면제 성분의 약물하고 성폭행 건 때문에 사실상 부검을 한 것”이라고 매체에 전했다.

피해 여중생의 시신 1차 검안 결과 갈비뼈가 부러져 있었고 목졸림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 씨를 가학성 성적 취향의 소유자로 보고 있다.

이날 동아일보도 경찰을 인용해 이씨의 자택에서 음란기구가 여럿 발견됐고 한 달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내도 성적학대에 시달려 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내 최모씨는 수년에 걸쳐 시어머니의 지인에게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최씨는 영월경찰서에 가해자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당시 이씨는 최씨에게 증거를 확보해야 하니 가해자와 성관계를 가지라고 종영했고, 이 문제로 부부가 심하게 다툰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지난달 초 서울 중랑구 5층 자택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투신 직전 최씨는 이씨에게 폭행까지 당한 점을 감안, 이씨가 최씨의 자살을 방조했을 가능성을 두고 내사를 벌였다. 최씨가 남긴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엔 최씨가 어린 시절부터 가족 등 여러 사람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고백이 담겨 있다.

유전성 거대 백악종 이라는 희귀병을 알고 있는 이씨는 자신과 같은 병을 갖고 태어난 딸을 위해 인형탈을 쓰고 후원금을 모으며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수차례 전해졌다. 당시 이씨는 치료 후유증으로 치아가 어금니 1개밖에 남지 않아 ‘어금니 아빠’로 불렸다. 이후 유명세를 탄 이씨는 ‘어금니 아빠의 행복’이라는 책까지 출간했다.

그러나 이씨는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에 집 2채, 독일산 외제차 2대와 국산 고급차 1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이씨의 사건에 공범인 제3의 인물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씨의 지인 박모씨에 대해 범인 도피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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