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명수 창업경영아카데미 대표
얼마 전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요즘 어떻게 지내?

글쎄 어떻게 지내는지 나도 잘 모르겠어.

그러게 말야. 요즘은 사는 게 사는 것 같지도 않고, 그동안 뭘 하고 살았는지 조차 가물가물 거리는 게 꼭 눈 속에 파묻혀 있다가 세상에 나온 느낌이야.

 정말 모든 것이 안개 속인 것만 같은 요즘이다.

내일 모레로 다가 온 선거판이 그렇고,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환율이 그렇고, 경기가 바닥이라고 소비 촉진책을 강구한다고 하는 이 상황도 그렇고, 정말 모든 것이 어찌 돌아가는 건지 모르겠다.

세월호도 역시 그렇고, 구원파가 그렇고, 아! 이런 온통 그렇고 그렇고 뿐이니......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도 그렇다.

무슨 글을 쓰려고 하는 건지, 컬럼을 쓴답시고 책상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이 상황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

저녁 식사를 하려고 마주 앉은 지인의 얼굴색도 그저 그렇고, 그냥 아뭇 소리 없이 소주잔만 기울리는 그 모습도 그저 그렇다.

얼마 전 보다 조금은 늘어 난 골목길의 취객들 모습도 우중충하니 그저 그런 색깔의 얼굴이라 그저 그렇게 술을 마신 모양이다.

SNS에 올라오는 글들에서도 갈색 낙엽이 연상되고 있는 형국이라 이놈의 SNS를 계속 해 말어? 라고 혼자 중얼중얼 거리는 것 또한 침침한 눈을 내리 깔고 신문을 보는 답답함이 있는 거라. 이것 또한 덮어 버리고 싶은 마음 뿐 그래도 이것마저 안 보면 세상을 어찌 아누, 결코 보고 싶지 않은 세상이지만 조금이나마 궁금해져서 어찌 사누?하는 마음이 앞서는게 이 역시 그렇고 그런 마음이라......

하루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직원들의 얼굴에서도 뭔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 들썩거리는 입술을 왜? 왜? 무슨 할 말 있어? 라고 물어 보고는 싶지만 무슨 말이 나올지 몰라 나 또한 애꿎은 입술만 달싹거리는게 이거 영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닌 것 같다.

뉴스를 봐도 답답하긴 매 한가지고, 에이 이것저것 다 잊어 버리자하고 연속극을 봐도 온통 그저 그런 이야기 뿐이라 하, 이거 이놈의 세상을 어찌 해야 하누?

이놈의 세상을 어찌 해야 하누?

 그러고 보니 지금 내가 무슨 글을 쓰고 있는 거지?

나도 그저 그러고 있는게 뭐가 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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