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 센터장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15주년 환경재단 후원의 밤 '2017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시상식에서 사회 부문 상을 받은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승혜 기자]지난 13일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귀순하다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이국종'이란 이름, 그날 이후 이국종이란 이름은 '뜨거운 감자'였다. 의료법 위반과 환자의 인격권 침해가 문제가 제기됐고  유명해지려고 쇼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 교수가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치료했고 그가 근무하는 아주대병원은 치료비 2억원을 어디에서도 받지 못해 결국 손실로 처리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면서 '외상센터'의 현실도 알게 됐고 그 곳에서 근무하는 이들의 '24시'를 조금이나마 보고 듣게 됐다.

11월 마지막주, 이 교수 앞으로 2개의 선물이 배달됐다.

그 첫번째 선물이 환경재단으로부터 날아왔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2017년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에 선정된 것이다.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17년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시상식에서 환경재단은 이국종 교수에 대해 “수술만 받으면 목숨을 구하고 창창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골든 아워(Golden Hour)’를 놓쳐 죽어가고 있다. 그들 대부분은 소외된 저소득 임금자들, 사회적 약자들”이라며 “그의 관심 촉구가 마중물이 되어 이국종법이라 불리는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되었고, 현재 전국에 16개의 중증의료센터가 있다. 아직 개선될 점은 너무나 많지만 그의 노력으로 상대적으로 관심이 약화되었던 중증외상 분야에 대해 개선이 촉발됐다”고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이 교수는 "국민의 혈세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지탱해 나가고 있는 권역외상센터들이기 때문에 거기에 배치된 의료진들이 더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앞으로 더 버티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또 하나의 선물이 청와대로부터 날아왔다.

지난 17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권역외상센터 추가적ㆍ제도적ㆍ환경적ㆍ인력 지원’이라는 제목의 청원은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고, 30일 오전 9시 현재 24만 명 이상이 추천해 ‘조두순 출소 반대’(58만여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추천을 받은 것이다. 

청와대는 특정 청원의 추천이 한 달 내 20만 건을 넘으면 담당부처 장관이 구체적 답변을 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청원에 대한 청와대 답변에 국민들의 눈과 귀가 쏠린 상황이다. 청와대는 현재 이에 대한 답변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국종 교수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 혈세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지탱해 나가고 있는 권역외상센터들이기 때문에 거기에 배치된 의료진들이 더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앞으로 더 버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말도 못하게 감사하다. 생소한 부분인데...”라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는 이렇게 다들 굉장히 흥분된 상태로 여러 가지 논쟁을 많이 하는데 사실은 1∼2년 흘러가는 거 봐야 한다”면서 “이걸 어떻게 보면 일단 국민께서 문을 열어주신 거다. 그걸 정책 전문가들이 잘 만들어 가고 관료와 정치권, 언론에서 잘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시대의 '작은 영웅'이 그 모습을 드러낸 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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