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제4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당 당무위원회의에 참석한 안철수 대표가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김민호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통합 반대파의 반대에도 당무위원회를 강행하면서 통합 찬반파간 몸싸움과 고성·욕설이 오가며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오후 당무위가 열린 국회 본청 246호 앞은 '안철수는 사퇴하라'는 피켓을 든 반대파와 찬성측 당무위원, 당직자, 취재기자들이 뒤엉켜 발 디딜 틈 없이 혼잡했다.

앞서 통합파 당원들이 박지원 등 반대파 의원 19명과 김기옥 원외지역위원장협의회 회장 등 반대파 지역위원장 17명을 당기윤리심판원에 제소한데 이어 통합에 반대하는 당원 A씨 역시 이날 안 대표에 대한 징계청원서를 최근 중앙당 당기윤리심판원에 제출해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당무위 안건은 바른정당과 통합 최종관문인 전당대회 소집 및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설치 등이다. 통합 찬반파는 당무위에 앞서 각각 비공개 최고위와 의원총회를 소집해 세 결집에 나섰다.
  
통합 반대파와 중재파는 통합파 불참으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의원 간담회로 대체된 의원총회에서 이날 당무위를 취소하고 전 의원이 참석한 의원총회를 거쳐 다시 당무위를 소집할 것을 요구했지만 안 대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통합 반대파는 의원간담회 직후 당무위가 열리는 회의장으로 이동해 의원총회와 최고위를 거치지 않고 당무위를 소집한 것에 대해 재차 항의했다. 당무위를 언론에 공개할 것도 요구했지만 안 대표 측은 모두 수용하지 않았다.

이 괴정에서 찬반파간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통합 반대 당원들은 "당원의 의사를 듣는다면서 왜 입장을 막냐"고 강하게 항의했고, "안철수는 사퇴하라"는 구호를 연신 외쳤다. 입장이 제지당한 일부 당원은 당직자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고, "당대표가 아니라 XXX"라는 욕설도 쏟아내기도 했다. 

당무위원회가 열리는 회의장 안에서도 고성과 격한 몸싸움이 이어졌다.

▲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제4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당 당무위원회에 참석한 통합 반대파 유성엽, 장병완 의원과 당무위원들이 대치하고 있다.
반대파인 유성엽 의원은 당무위 인사말 중이던 안 대표에게 "왜 의원총회를 거치지 않고 최고위에 보고 안하고 했는지 부터 말하라"라며 "그렇게 비겁하게 해가지고 쓰겠느냐"고 항의했다.
  
안 대표는 유성엽 의원의 항의에도 인사말을 이어갔다. 그는 "창당취지문에서 우리가 밝혔던 거대양당제에 고착된 기득권 정치, 구태정치, 패권정치를 몰아내고 성찰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를 아우르는 새로운 대안정치, 민생정치, 생활정치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당무위원장인 안 대표의 개회 선언 중 반대파인 장정숙 의원이 들어오며 "이런 폭거가 어딨냐!"고 소리치며 안 대표에게 다가가자 일부 당무위원이 "너는 뭐냐!"며 장 의원을 밀쳐내기도 했다.

안 대표 측 당무위원이 장 의원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장 의원 어깨를 손으로 밀치자 최경환 의원이 "왜 의원 몸에 손을 대느냐"고 반발해 찬반파가 대치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원외인 안 대표 측 당무위원과 원내인 반대파간 감정의 골도 드러났다. 유성엽 의원이 통합파인 김관영 사무총장의 비공개 선언에 반발하자 안 대표 측 당무위원이 "배지(의원)면 다냐"고 맞서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박지원 전 대표 등 통합파 일부는 당무위 강행에 항의해 퇴장했다.

박 전 대표는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딸도 세습 못한 박정희 정치를 안철수가 세습해서 되겠냐"며 "안 대표의 말로가 박정희, 전두환, 안철수로 이어질 것"이라고 힐난했다. 

유성엽 의원은 당무위 회의장에서 퇴장하며 기자들에게 "통합에 반대하는 분들은 나와 함께 나가자고 했다"며 "정족수라도 안 채줘져야 의결이 안 될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당무위가 무산돼 시간을 벌어서 대화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강행하면 파국이다. 서로 다 죽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당무위 밖에서도 찬반파 당직자 수십 명이 대치했다. 반대파 당직자들은 안 대표 측 당직자들이 당무위 회의장 출입을 통제하자 이에 항의하며 욕설과 몸싸움을 벌였다. 일부는 안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피케팅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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