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포스코 자원외교 비리의 실체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포스코가 18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날린 것과 관련해 MBC가 27일 남미자회사 회계 장부조작 의혹의 중심에 MB와 그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을 배후로 의심했다. 동일한 회사의 재무상황이 수백억 원이나 차이가 나고 손실 감추려 의도적으로 회계장부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MBC에 따르면, 산토스CMI는 적자를 거듭했고 포스코는 결국 지난해 이 회사를 인수금의 8분의 1도 안 되는 단 68억원에 원소유자에게 되팔았다. 6년 만에 700억원이 넘는 손해를 본 것이다.

뿐만 아니라 포스코가 산토스CMI를 살 때 지불한 800억원엔 ‘EPC에쿼티스’라는 회사를 함께 인수하면서 든 비용 550억원이 포함돼 있었는데 영국에 주소를 둔 EPC에쿼티스는 페이퍼 컴퍼니, 즉 유령회사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의혹제기는 이미 지난해 10월 선데이저널에 의해 제기된 바 있다.

포스코건설이 잡은 EPC부채가 포스코엔지니어링보다 절반이상 적고, 그 액수는 무려 6백억원에 달한다. 2013년 산토스의 부채는 포스코건설 사업보고서에는 249억원, 포스코엔지니어링 사업보고서에는 241억원이며, 2013년 EPC의 부채는 포스코건설 사업보고서에는 603억원, 포스코엔지니어링 사업보고서에는 769억원이다. 이상하게도 포스코건설은 자산과 부채 모두 포스코엔지니어링보다 적은 액수가 기재돼 있다.

매출부문에서는 2014년 산토스의 매출은 포스코건설 사업보고서에는 388억원, 포스코엔지니 어링 사업보고서에는 793억원, 2014년 EPC의 매출포스코건설 사업보고서에는 없다고 기재돼 있고, 포스코엔지니어링 사업보고서에는 748억원으로 기재돼 있다. 2014년 산토스매출은 2배차이가 나고, 특히 EPC매출은 포스코건설은 단 한푼도 없다고 밝혔는데 포스코엔지 니어링은 무려 750억원을 잡았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2013년 산토스의 매출 은 포스코건설 사업보고서에는 875억원, 포스코엔지니어링 사업보고서에는1043억원, 2013년 EPC의 매출은 포스코건설 사업보고서에는 한푼도 없고, 포스코엔지니어링 사업보고서에는270억원이다.

당기순손익보고서까지 유리하게 장부 조작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당기순손익은 일치할 리가 없다.
포스코계열사들이 자신들이 투자한 회사에서 얼마를 버는지, 얼마를 손해를 보는 지 파악  조차 못하는 것이다. 파악을 못 하기보다 서로 자기회사에게 유리하게 장부를 그려 넣었을 가능성이 크다.

2014년 산토스의 순익은 포스코건설 사업보고서에는 24억원적자, 포스코엔지니어링 사업보고서에는 3억 6천여만원흑자로 기재돼 있고 2014년 EPC의 순익은 포스코건설 사업보고서에는 1억5천여만원 적자, 포스코엔지니어링 사업보고서에는 89억원적자로 보고했다. 아연실색할 사업보고서다.

2013년 산토스의 순익은 포스코건설 사업보고서에는 9억원의 흑자, 포스코엔지니어링 사업보고서에는 1억6천만원 흑자, 특히 2013년 EPC순익의 격차는 충격적이다. 2013년 EPC의 순익은 포스코건설 사업보고서에는 5억1600만원흑자, 포스코엔지니어링 사업보고서에는 330억원 적자로 기재돼 있다, 한두 푼도 아니고 330억원 적자를 다른 투자회사는 5억원 흑자로 파악한다는 게 어떻게 가능한 일인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포스코가 현대건설 우루과이복합화력발전소 관리동건설공사와 관련, 현대에 250억원상당의 피해를 보상하지 않기 위해 파산을 하고, 복잡한 소송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서류가 노출됐다. 세계적 회계법인인 딜로이트투시토마츠의 산토스CMI와 EPC에쿼티스에 대한 2014년 치 감사보고서가 뉴욕남부연방법원에 제출된 것이다.

이는 포스코가 지난 3월 이들 법인을 모두 매각, 손을 떼면서 이들 2개법인의 새 주인이 된 사람이 지난달 19일 법원에 제출한 것이다. 포스코가 계속 관여한다면 자신들의 회계조작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이 감사보고서를 숨겼겠지만 포스코와 관계를 청산하면서 새 주인이 현대건설과의 피해보상분쟁에서 승리하기 홀가분하게 법원에다 포스코의 아킬레스건을 들이댄 셈이다.

뉴욕남부연방법원에 따르면 딜로이트는 2015년 3월 20일자로 2014년치 산토스CMI의 감사보고서를, 2015년 5월8일자로 EPC에쿼티스의 감사보고서를 각각 작성해 해당회사 이사회에 제출했다. 산토스CMI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산토스의 자산은 4474만달러, 부채는 3070만달러, 매출은 8084만달러, 손익은 538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포스코건설은 이 기간중 산토스 매출이 382억원, 부채가 261억원, 매출이 388억원에 24억원 적자라고 보고했고, 포스코엔지니어링은 매출이 473억원, 부채가 314억원, 매출이 793억원, 적자가 52억원이라고 보고했다. 이 역시 3개 보고서 모두 재무상황이 하나도 맞지 않는다.

▲ 딜로이트 산토스CMI 2014년치 감사보고서 – 왼쪽부터 자산, 부채, 손익
딜로이트 누적적자 ‘재무제표 불일치’ 지적

EPC역시 마찬가지다. 딜로이트는 2014년 EPC매출이 6414만달러, 부채가 1억272만달러, 매출이 7525만달러, 손실이 1195만달러라고 밝혔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은 자산이 490억원이라고 밝혔다. 부채는 501억원, 매출은 알 수 없고, 1억6천만원손해라고 기재했다. 포스코엔지니어링 역시 자산은 705억원, 부채는 1119억원, 매출은 748억원에 129억원손해라고 밝혔다. 3개사가 파악한 재무제표가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이 보고서에서 딜로이트는 산토스는 아주 적정하다고 밝힌 반면 EPC는 적정하다고 하면서도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현재부채가 현재자산보다 4020만달러가 많고, 적자가 1190만달러를 넘으며, 특히 누적적자가 3980만달러에 달한다며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EPC는 2013년에도 936만달러를 기록했고 2013년까지의 누적적자가 2795만달러에 달했다. 1년 만에 누적적자가 40%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산토스CMI가 현대건설을 상대로 한 중재절차중지신청은 당초 4일 심리가 예정돼 있었지만 현대건설이 지난달 26일 원고의 동의를 얻어 10월 17일로 연기를 요청했으나 재판부가 10월 10일로 심기기일을 정했다. 그러자 현대는 다음날인 지난달 27일 다시 10월 17일까지의 연기를 요청했고 재판부는 10월 18일까지 중재절차중지가처분결정을 연기하는 조건으로, 심리기일을 10월 17일로 연기했다. 앞으로 이 재판을 통해서 얼마나 많은 자원개발비리와 포스코의 비리가 드러날지 모른다. MB와 이상득 형제의 허울 좋은 자원외교는 결국 포스코 건설과 포스코 엔지니어링을 동원해 남미 부실기업을 흑자 기업으로 포장 인수하는 과정에서 수백억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곳곳이 드러나고 있다.

결국 이명박 형제의 남미자원외교에 놀아난 ‘포스코’ 남미 子회사 인수였고 그 자금이 MB형제에게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이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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