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픈 카네이션 받은 세월호 희생 교사들
 "선생님, 아이들을 끝까지 지켜주시고 간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선생님이 보여주신 제자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에 저희 엄마 아빠는 죄송하고 안타까운 마음 뿐입니다"

스승의 날인 15일 오전 11시, 경기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 세월호 사고로 자녀를 잃은 학부모들이 모였다. 극적으로 구조돼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생존 학생의 학부모도 합류했다.

초췌한 모습의 학부모 130여 명은 미리 준비한 카네이션 바구니 7개를 들고 말없이 분향소로 향했다. 학부모들의 손에는 카네이션과 함께 하얀 국화꽃이 들렸다.

학부모들은 곧바로 숨진 단원고 교사 7명의 영정 앞으로 갔다. 2학년 학생 권모(17)군의 형(28)은 떨리는 목소리로 준비해 온 편지를 대표로 읽어내려 갔다.

그는 "끝내 펴보지 못하고 간 아이들과 함께하신 선생님. 부디 영면하시고 그곳에서도 아이들의 손을 꼭 잡아주세요. 꿈에서라도 환하게 웃고 계시기를 기도합니다"라고 했다.

학생들을 보살피다 끝내 돌아오지 못한 교사들 앞에서 학부모들은 미안함과 안타까움에 고개를 떨궜다.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숨진 학생의 부모는 아들·딸을 대신해 숨진 교사의 부모에게 빨간 카네이션을 전달했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눈물이 그치질 않았다.

한 교사의 어머니는 딸 대신 왼쪽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고 오열했다. 그는 "보고 싶어서 어떻게 해…어떻게 살아"라며 주저 앉았다.

비극적인 스승의 날 행사는 고인에 대한 묵념으로 끝났다. 분향소 한 쪽 벽을 가득 메운 스승과 제자의 영정 앞에서 진행된 카네이션 전달식을 보면서 자원봉사자, 취재진도 눈물을 흘렸다.

이 날까지 세월호 사고로 숨지거나 실종된 단원고 피해자는 모두 262명이다. 현재 정부합동분향소에는 강모(52) 교감 등 7명의 교사와 학생 233명의 영정이 안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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