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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목사 성범죄…무엇이 문제인가
신소희 기자  |  roryrory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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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22  11: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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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록 만민중앙성결교회 목사
[신소희 기자]자신의 교회 신도 여러 명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록 만민중앙성결교회 목사에게 징역 15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검찰은 그가 신도 수 13만 명의 대형 교회 지도자로서 지위나 권력, 피해자들의 신앙심 등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항거불능 상태로 만들어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고 22일 재판부는 이를 인정했다.

잊을만하면 터져나오는 개신교 목사들 성범죄 사건. 그 근본적 배경은 교단 및 교회 내부의 조직적인 은폐·축소, 솜방망이 징계 및 처벌 등이 그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은폐·축소는 세습교회에서 더 심한 것으로 분석됐다. 가부장적 권력이 강한 조직에서 신격화와 그로 인한 집단주의가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목사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 A씨는 "어렸을 때부터 교회를 다녔다. 이재록 목사가 하나님인데 내가 싫다고 얘기하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죄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이재록 목사가 신의 지시라고 강요해 거절할 수가 없었다"며 "관계를 해도 아이가 안 생길 줄 알았다. 피임이라는 개념도 없었다"고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어 "이재록 목사가 '나를 배신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죽었다. 칼에 맞아 죽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시간이 지나서야 내가 성폭행 피해자인 줄 알게 됐고, 우울증과 불면 등을 견디지 못해 고소를 결심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같이 지위를 이용한 개신교 목사들의 성범죄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기독교 내 '그루밍 성폭력' 폭로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있는 정혜민 목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인천 S교회 청년부 김모 목사의 '그루밍(Grooming) 성범죄'를 주장하는 피해자 4명이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10대 미성년자인 피해자들이 직접 작성한 사례에 따르면 김 목사는 피해자들을 성희롱·성추행하고 강제로 성관계까지 맺었다. 김 목사는 "스승과 제자를 뛰어넘는 사이니 괜찮다"면서 피해자들을 길들였다. 그루밍 성범죄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2010년 10월부터 5년 간 신도 7명을 서울 광진구 소재 아파트로 불러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5월 구속기소 된 만민중앙성결교회 이재록 목사는 이달 16일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경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6년 11월까지 성폭력 범죄로 검거된 전문직이 5261명이고 이 중 종교인이 681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중에서도 성범죄를 가장 많이 저지른 전문직 직업군 1위가 바로 개신교 목회자였다.

기독교여성상담소의 성폭력 관련 상담 건수도 2016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300건 정도에 달한다. 특히 올해 초 국내에서 미투 운동 열풍이 일어난 이후 관련 상담이 급격히 늘었다고 한다. 올해 3월 이후 상담까지 포함하면 400건이 넘는다.

이처럼 교회 성범죄가 계속 발생하는 주된 배경은 일단 '세습' 문제가 꼽힌다. 교회 세습으로 인해 공고해지는 권력 체계가 성범죄 은폐·축소 가능성을 높이는 큰 원인이라는 것이다.

아버지 목사가 아들 목사에게 권력을 이양하면 교회 내 가부장적 권력이 튼튼해질 수 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조직 내 여성의 발언권이나 힘은 약해지고, 성폭력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주목받지 못하거나 오히려 공격을 받게 된다.

인천 S교회 김 목사가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실상 중 하나는 목사와 목사 편을 드는 사람들의 지속적인 협박과 회유였다.

김 목사의 아버지는 이 교회 담임 목사다. 피해자 측은 지난 1년 간 김 목사 부자에게 여러 차례 잘못을 뉘우치고 목사직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해 봤지만 그들은 오히려 협박을 해왔다고 주장한다.

이날 피해자들을 대신해 발언에 나선 정혜민 브릿지임팩트 목사는 "가장 먼저 나온 얘기가 교회를 먹으려고 하는, 교회를 어지럽히려고 하는 이단이라는 것이었다"면서 "이 외에도 아이들이 꽃뱀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고, 전혀 상관없는 교단에서 다른 어른들을 통해 연락이 오거나 가까운 지인을 통해 고소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은 "너희도 같이 사랑하지 않았느냐는 어른들의 말이 저희를 더욱 힘들게 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세습교회의 성폭력 문제 중엔 지난해 알려지기 시작한 성락교회 김기동 목사 사례도 있다.

2013년 아들에게 담임목사 자리를 넘긴 김 목사는 신도 100여명을 상대로 성추행과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을 하는 성락교회 교인들은 지난해부터 집회를 이어오는 중이다.

채수지 기독교여성상담소 소장은 "가부장적 성격이 교회 안에 굳건히 자리 잡을 때 여성에 대한 억압은 더 강해진다"면서 "세습교회에선 목회자에 대한 신격화까지 있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문제 제기를 해도 목회자가 지금 모함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교단의 솜방망이 처벌도 성범죄를 키우는 데 일조한다.

50대 대안 교회 목사가 여성 교인을 성추행해 징역 6개월을 받은 후 교단에서 고작 '정직 1년' 처분을 받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20대인 피해자는 카페 형태의 대안교회를 운영해 온 이 목사의 일을 도와주며 친분을 쌓았는데, 같은 해 말 부모님과 싸운 뒤 집을 나와 갈 곳이 없어 이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가 성추행을 당했다.

이 목사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서울강북노회 재판국은 지난 9월 처분 결과에 대해 "실형을 살았다는 점, 초범이라는 점, 자신의 지혜롭지 못한 부분에 대한 후회와 재판 결과에 따른 후유증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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