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승국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 슈마허(E. F. Schumacher)가 쓴 책 제목이다. 무얼 말하는 것일까?

산업혁명 후 자연과학이 발달하고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경제는 계속 성장해왔다. 그리고 이렇게 경제가 성장, 발전하면서 기술은 점점 복잡해지고 공장은 점점 더 거대해지며, 지금은 개별 국가를 넘어서 전 세계가 자본주의 체제에 편입되어 자본주의는 점점 더 공룡화하고 있다.

그런데 경제는 무한정 성장할 수 있는 것인가?

자본주의는 그 속성상 욕망을 먹고 자라왔다. 그 때문에 우리는 과거에 비할 바 없는 풍요로움 속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그 욕망이 지칠 줄 모르는 탐욕으로 커져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던 어머니 지구의 자원을 고갈시키고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다.

그리고 자본주의 공룡 밑에서 사람들은 개성이 없는, 산업사회의 한 부속품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런 자본주의의 본성을 통찰한 슈마허는 현대 산업사회가 ① 광범위하게 복잡한 본성, ② 탐욕, 시기심, 욕심과 같은 치명적인 죄를 끊임없이 부추기고 이용하는 본성, ③ 노동에서 품위와 만족을 없애버리는 본성, ④ 과도하게 큰 규모로 인한 권위주의적 본성 등 4가지 죄악을 드러냈다고 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본주의는 계속 성장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사람의 욕망을 부추겨, 당장 필요도 없는 수요를 촉발시킨다. 자본주의가 극에 달한 미국은 전세계 에너지의 상당량을 소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 인류 모두가 미국과 똑같은 소비를 한다면, 얼마 안 가 지구는 거덜날 것이다.

간디는 말한다. “대지는 한 사람 한 사람이 필요로 하는 걸 충족시켜 줄 만큼은 부유하지만, 탐욕은 충족시켜 주지 않는다.” 이 지구는 우리만 사는 곳이 아니다.

동물과 식물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며, 또 이 지구는 앞으로도 우리의 후손들이 계속 살아가야 하는 보금자리이다. 그러므로 욕망의 도시, 소돔과 고모라의 시민처럼 살지 말고, 지속 가능한 경제를 펼쳐야 할 것이다. 적게 만들고 적게 쓰는 것, 이젠 작은 것이 아름다울 때이다.

슈마허는 전 세계가 거대기술(super technology)에 종속되는 대신, ‘중간기술(intermediate technology)’을 제창한다. 중간기술은 간단한 기술로 적게 생산하고 적게 소비하는, 인간의 노동이 소외되지 않는 기술을 말한다.

즉 ‘인간의 얼굴을 한 기술’로, 현재도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이라는 발전된 개념으로 제3세계의 대안기술로 관심을 받고 있다.

지금 이 순간도 자본주의의 욕망의 바벨탑은 끝 가는 데를 모르고 계속하여 올라가고 있다. 그만 멈추자. 그렇지 않으면 성서의 바벨탑처럼 오늘의 바벨탑도 쓰러질 운명을 면치 못할 것이다.

여기서 탐욕의 소비문명을 멈추고 슈마허 같은 이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작은 것이 아름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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