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떠나는 마당에 왜 굳이 부정적 메시지를 던지느냐"

자유한국당 3선 김세연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놓고 친박계 의원들이 보인 대체적인 반응이다.

18일 한 친박계 의원은 "아예 사라져야 할 당이라고 하는 건 외부에서 저널리스트들이나 하는 것"이라며 "떠나는 마당에 왜 굳이 부정적 메시지를 던지느냐"는 불쾌감을 내비쳤다.

이날 노컷뉴스는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놓고 "이들(친박) 사이에서 금세 나오는 건 '순수성'에 대한 의심이다. 김 의원이 다음 지방선거를 위한 포석을 던지기 위해 불출마 선언에 쇄신책을 결부한 게 아니냐고 혹자들은 추측한다. '최고의 베팅'이라는 조롱도 오간다."고 했다.

심지어 상임위원장과 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강경한 요구까지 나온다. 앞서 한국당 지도부는 지난 7월 김 의원이 맡은 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여연) 원장 자리를 교체하려 했다. 그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는 이유로 사퇴를 종용했는데, 언론 보도 이후 무마됐었다.

경북 지역 한 초선 의원은 "부산시장 얘기가 계속 나왔었고, 그걸 내심 욕심내고 있다고 보는 분들이 많다"면서 "이렇게 불출마 선언하고 2년 빨리 그만두는 게 플러스(이득) 될 게 많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반면 비박계 의원들은 “김세연이 논개처럼 먼저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용태 의원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김 의원이 너무 큰 결단을 한 것 같다. 나부터 생각을 다시 해 보려 한다”며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그는 “나는 이미 지역구를 버렸지만, 더 험한 곳으로 가야 한다면 갈 것이고, 당이 아무것도 하지 말라 하면 안 할 것”이라며 “나도, 황 대표도 모두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김 의원에게 “정작 그만둬야 할 사람들은 철면피를 쓰고 버티는데 자네가 그만둬서 안타깝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당내 의견이 이렇게 엇갈리면서 김 의원이 쏜 신호탄이 불발탄이 될지 연쇄 폭발을 일으킬지는 불투명하다.

 친박계의 '불출마 의혹'에 김세연 의원은 "그런 해석은 충정 어린 고언을 폄하하고 자신들의 기득권 수호에만 연연하는, 지금껏 비난받아 온 그 행태의 반복일 뿐"이라며 "앞서 부산시장 도전의 기회가 있었지만 나서지 않은 것은 나의 길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고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초선 비례대표 유민봉 의원, 영남 재선 김성찬 의원은 물론 과거 여야 정치권의 불출마와 달리 당 지도부를 포함한 한국당 의원 전원의 불출마를 요구했다는 점이 다르다. 비박(비박근혜)계 복당파인 김 의원의 이런 요구는 중진 용퇴론을 확산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지도부 퇴진 논란 및 계파 갈등으로 비화할 소지가 담겼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김 의원이 당내 대선주자인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를 지목해 불출마를 요구한 것은 향후 이들 투톱의 운신 폭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김 의원의 불출마를 놓고 또 다시 '오합지졸'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김순덕 동아일보 대기자는 지난 2월 한국당을 향해 ‘꼰대 야당’으로는 정권교체 못 한다'며 "야당은 분열로 망한다. 이미 정권을 뺏기고도 책임소재와 투쟁노선, 정당성 등등을 따지다 갈라지고도 모자라 또 찢어진다. 기득권은 있는 대로 누리며 야권 몰락에 기여했던 그때 그 사람들. 단절해야 할 과거와 끈질기게 연결돼 있으면서 예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권력투쟁에 골몰한다면..."이라고 했다.

이날 한 네티즌은 친박 의원들의 반응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친박새, 오합지졸들 아직도 정신줄 놓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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