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의 단기차입금은 6028억927만원에 달하지만, 현금성 자산은 359억2491만원에 불과해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신용평가는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CNI·동부메탈·동부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하고 하향검토 대상에 등재한다고 밝힌 가운데 동부제철 이외에 동부그룹의 주요 계열사의 유동성 위기도 곪을 대로 곪아 서둘러 환부를 도려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지 패키지를 인수를 검토하던 포스코가 이를 포기하면서 동부그룹의 구조조정과 유동성 위기 해소가 난관에 봉착했다는 분석이다.

24일 동부그룹에 따르면 동부제철, 동부CNI, 동부메탈, 동부건설은 잔여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성 차입금과 회사채 등은 많은 반면, 현금성 자산은 부족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

동부제철은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올해 상환해야 할 회사채가 내달 5일 700억원, 8월26일 400억원 등 1100억원이고, 잔여 만기가 1년 이하인 회사채가 총 2710억1300만원이다. 단기차입금도 6028억927만원이이며, 부채비율도 307%에 이른다.

반면 현금성 자산은 359억2491만원에 불과하다. 앞으로 차입금과 회사채를 제 때 상환하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빠질 우려가 큰 것이다.

동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동부CNI의 경우 잔여만기가 1년 이하인 회사채가 1300억원이고, 단기차입금이 368억9191만원이지만, 현금성자산은 16억7234만원이다. 현금성 자산 규모가 단기성 차입금 대비 22%에 그쳐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을 갚을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동부메탈도 단기차입금이 1509억4236만원, 잔여만기가 1년 이하인 회사채 규모가 1100억인 반면, 현금성 자산은 130억4628만원에 불과하다. 현금성 자산 규모가 단기성 차입금 대비 12%에 불과하고, 부채비율이 395%로, 사실상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

동부하이텍의 경우 단기차입금은 3860억7806만원이지만, 현금성자산은 328억7084만원 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아, 현금성 자산 규모가 단기성 차입금 대비 12%이다. 부채비율도 473%이기 때문에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도 상황은 마찬가지. 동부건설의 경우 잔여만기가 90일 이하인 기업어음이 470억원, 잔여만기가 1년 이하인 회사채 규모가 1999억7400만원이다. 유동성 차입금 및 사채 규모도 9102억9751만원이지만, 현금성자산 441억8048만4994원에 불과하다. 또 부채총계는 2조473억8478만4211원인 반면, 자본총계는 3119억641만6951원에 그쳐, 부채비율이 656%나 된다.

더 큰 문제는 동부그룹이 지난해 11월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주요 계열사인 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발전당진,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등을 매각해 총 2조7000억원을 마련하겠다는 자구 계획을 발표했지만,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

특히 자구안의 핵심인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인수 패키지를 포스코가 포기함에 따라 동부그룹의 구조조정과 유동성 위기 해소가 더욱 힘들어졌다는 분석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이날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동부패지지 인수 검토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부 패키지의 가치가 어느 정도 인지 검토한 결과 포스코의 재무부담이 (동부패키지를) 매수했을 때 얻어지는 미래수익성보다 큰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부그룹 관계자는 "산업은행에서 동부발전당진은 개별매각 추진을 하고, 동부제철 인천공장은 채권단과 협의해 향후 추진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며 "향후 매각 속도를 내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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