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서판교에 위치한 주식회사 화천대유 자산관리 사무실 입구 모습.
[심일보 대기자]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모(32)씨가 대장동 개발 특혜 논란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다가 퇴직금으로 약 50억 원을 받은 사실이 26일 한 언론 보도로 드러났다. 화천대유 보상팀에서 6년 동안 일한 곽 의원의 아들은 퇴직 당시 직급은 대리였고, 월급은 380만 원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곽상도 의원 아들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을 받는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자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특별검사와 국정조사를 동원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의 이상일 공보실장은 "민주당과 이재명 지사가 떳떳하다면 (대장동 의혹) 특검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여야 가릴 없이, 성역을 두지 않고 모든 걸 수사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곽 씨의 퇴직금 수령과 관련해서는 "일반통념이나 상식에 비춰 대단히 이례적인 만큼 이 문제도 대장동의 다른 모든 의혹과 함께 특검 수사를 통해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해당 보도와 관련, "여야를 뛰어넘어 정계, 재계, 지자체, 언론인, 법조인들이 하나 돼 초당적으로 해먹은 사건"이라고 정의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같이 전하며 "대충 뭉개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저 짓을 하면서도 이마 규정의 빈틈을 이용하거나 이상한 규정을 미리 만들어 놓는 식으로 법망은 교묘히 피해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최백순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과 관련  '대장동의 프리퀄(prequel), 위례신도시' 제하의 글을 통해 "이재명이 몰랐을까? 아니라는 데 5백 원 건다."고 했다.
 
다음은 진중권 전 교수와 최백순 씨의 글 전문이다.
 
◆진중권 "노 리스크  하이리턴의 초대형 비리 사건"
 
'하이 리스크 하이리턴'으로 정당하게 번 돈이라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지. 말단 직원이 퇴직금으로 50억을 먹을 정도라면, 초대형 비리사건이라고 해야죠. 이제는 이 사업이 '노 리스크 하이 리턴'의 사기극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나요? 관이 개입된, 단군 이래 최대의 사기극입니다. 남은 문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사업의 설계를 누가 했느냐', 그리고 '이 사업의 설계에서 이재명 시장의 역할은 무엇이었느냐'입니다. 이게 사기극임을 몰랐다면 철저히 무능한 것이고, 알았다면 부패한 것이고...
 
아들이 월급 얼마 받았는지는 알았는데 퇴직금을 얼마 받았는지는 몰랐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국힘에서는 일단 곽상도는 제명, 출당시켜야 합니다. 아버지 영향 없이 가능했겠어요? 다른 한편 말단 직원이 50억을 받아갔는데, 이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정당한 사업이었다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저 퇴직금도 아마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 없이 처리해 놓았을 겁니다. 퇴직금 명목으로 검은 돈 챙겨주는 거죠. 이거, 선수들 작품이에요. 이 대형비리의 전모를 밝히려면 특검으로 가야 합니다.
 
◆최백순 "대장동의 프리퀄(prequel), 위례신도시"
 
위례신도시가 본격화된 것은 2009년 무렵이었다. 독특하게도 위례신도시는 송파구 거여동과 장지동,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그리고 하남시 학암동을 포함하는 대 프로젝트였다. 세 개의 지자체에 심지어 광역단체와 장의 소속 정당이 다른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부와 LH공사가 주도하는 사업이었기 때문에 토지매입이나 행정절차의 어려움이 없다는 점에서 미분양은 ‘제로’로 수렴되는 프로젝트였다. (보수)언론은 ‘로또분양’이라고 호들갑을 떠들며 바람잡이에 나섰다. 
 
2010년 성남시장에 첫 당선된 이재명은 주어진 미션은 불행하게도 “돈이 되는 모든 사업”이었다. 전임 이대엽 시장이 호화청사 건립 등 예산을 무리하게 사용해 성남시가 파탄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었다. 당선된 이재명의 첫 일성은 “민생과 임금 등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 예산 지급을 당분간 연기(중지)하겠다”는 폭탄선언이었다. 지자체가 일종의 모라토리움을 선언한 셈일 정도로 성남시 상황은 적색신호등이었다. 
 
이재명은 가능한 많은 블록에 성남시가 관여하기 위해 지방채를 발행하려고 했지만 의회 다수당인 한나라당의 반대로 좌절됐다. 적은 비용으로 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 끝에 주변 선수들의 조언으로 선택한 것이 떠오르는 새로운 아이템 ‘고급빌라’였다. 15개 블록 중에 성남시가 선택한 곳은 A2-8이었다. 이재명을 자신이 픽업해 성남시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으로 앉힌 유동규를 등판시켜 초스피드로 성남시도시개발공사를 설립했다. 그런데 이재명은 이 판이 자신이 상상하던 것 이상으로 돌아가는지 몰랐던 것일까? 아니면 묵인한 것일까?
 
한 블록이라면 도시개발공사가 특수목적법인(SPC)를 만들고 자산관리회사(AMC)도 만든 후 시행사 역할을 할 자회사 한두 개를 만들면 되는 사업이다. 그러면 수익을 전부 배당받고 건설사는 분양이익을 가져가면 된다. 토지매입 비용 등은 은행들이 자기 돈을 써달라고 로비를 할 테니 걱정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도시개발공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성남시는 도시개발공사가 50%+1주를 갖고 은행권들이 참여하는 푸른위례프로젝트(SPC)를 설립하고 이 관리를 위례자산관리(AMC)에 넘겨주었다. 그리고 위례자산관리는 시행사 역할을 할 위례투자1,2호 위례파트너 3호를 설립했다. 보통주와 우선주를 발행했지만 보통주 중심으로 배당을 가져가는 구조였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그림이지 않은가? 
 
성남시는 배당금으로 150억에서 200억 사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블록이라 이렇게 적은 것일까? A2-8 고급빌라를 시공한 회사는 역시 말 많은 부영주택이다. 1,137세대로 분양가 6억5천만 원 수준이다. 한 블록이지만 무려 7천 억짜리 공사다. 보통 이런 공사에서 시행사와 시공사는 15% 정도를 남기는 구조다. 1억 원짜리 아파트라면 원가가 7천만 원이고 시행사와 시공사는 1천5백만 원씩 번다는 이야기다. 7천억이면 성남시는 얼마나 가져갈 수 있었을까?
 
위례자산관리가 설립한 위례투자 2호의 소유주는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 남욱변호사의 부인이다. 위례파트너 3호의 소유주는 천화동인 5호의 소유주인 정모 회계사다. 대규모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남욱 같은 부동산개발 전문 변호사도 필요하지만 스타급 회계사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들이 그대로 대장동 화천대유에 등장하는데 이재명이 몰랐을까? 아니라는데 5백 원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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