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대표

[심일보 대기자] 페이스북 한 달 정지가 끝났다. 정지 이유가 기막히다. 게시물이 '나체 이미지나 성적 행위 사진을 올렸다'는 것이다. 단 한 번도 그런 일이 없는데 말이다. 페이스북 측에 시정을 요구했지만 AI가 하는 일이라 어쩔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엊그제 후배로부터 페북을 그만둔 즐 알았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SNS 세상에서 소위 '글쟁이'가 글을 쓸 마당이 없어졌다는 것에 불편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처음 당하는 이같은 황당함도 시간이 가니 해결되더란 생각에 쓴웃음이 난다.

각설하고 오늘 첫 글로 '이준석 유감'이라는 제목으로 이 대표에게 쓴소리를 한마디 해야겠다.

얼마 전 야당의 한 3선의원이 이 대표를 향해 “철딱서니 없고 오만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했다. 심하게 말하면 '할아버지 상투 잡는 버르장머리 없는 손주'에 비유했다. 위계질서가 분명한 당의 대표에게 할 말은 아니지만 최근 이 대표의 발언을 보면 '머리 꼭대기에서 춤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윤석열 후보에 대한 발언을 보면 '훈장질'에 가깝다.

이같은 생각을 도와 줄 글이 오늘 한 신문에 실렸다.

“재주있고 똑똑하지만 ‘트러블 메이커(말썽꾼) 기질도 다분하다”고 했다. (중략...) 대선 국면에 접어든 이후 이 대표가 주로 해 온 일은 윤석열 후보와 측근 저격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총구를 겨눈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적진에서 날아오는 대포보다 내부 소총질이 훨씬 아픈 법이다. 게다가 사수가 당대표라면 그 파괴력은 몇 곱절 늘어난다. 친여 성향 매체들의 야당 내분 부채질에 이준석 대표는 고정 불쏘시개로 동원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준석은 보수 지지자들의 우려를 외면한 채 '윤석열 까기’에 올인하는 모습을 연출할까

지난 25일 쿠팡플레이를 통해 방송된 'SNL코리아' 시즌2에 출연한 이 대표는 ‘이준석 대통령 되기’와 ‘윤석열 대통령 되기’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 대표는 “내가 되는 게 좋다”고 했다. 사회자가 “굉장히 명쾌하다”고 하자 이 대표는 “당연하다. 남의 선거 돕는 건, 제가 당 대표니까 그렇게 해야 되는 거지만 그것보다는 내 선거가 되는 게 좋다. 저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회의원이라도 돼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가 막힌 건 다음 말이다. 그는 “대선 때 내가 후보도 아닌데 다른 후보 지원해서 선대위원장하고 이게 쉬운 게 아니다. 후보가 총책임자니까 내 말을 안 들을 때도 있고 후보 때문에 마음고생 할 일도 있다. 이게 피와 살이 돼 남는 거라서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오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인 이강윤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과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이  한 목소리로 “(최근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윤 후보의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며 "원인은 부인 김건희 씨 리스크(위험 요소)와 이준석 대표와의 충돌"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윤석열 위기' 상황 분석에도 자기당착적 '자기정치'만 골몰하는 듯한 이준석에 대해 윤석열 지지자의 분노는 차치하더라도 2030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싶다. 만약 윤 후보가 대선에서 진다면 책임은 윤 후보 몫이겠지만, 만약 승부가 미세하게 갈린다면 '이준석'은 과연 살아 남을까 싶다. 아마도 '배신자' 프레임에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앞서 기자는 이 대표를 향해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라 비판한 바 있다. 이제 올해도 하루가 남았다. 나이야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이 대표도 내년이면 한 살 더 먹는다.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많은 유권자들은 30대 당 대표의 '대선 승리' 역할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자릿값', '나잇값'을 어떻게 치르는 것이 옳은지 곰곰히 생각해 봤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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