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소에서 만난 윤석열-안철수
[김민호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후 야당은 단일화 결렬을 놓고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는 사이 단일화 결렬에 실망한 일부 중도층이 이탈하면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소폭하락하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이에 24일 국민의힘 내부에선 '화근'이 된 이준석 대표를 향한 경고성 메시지가 잇따라 등장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단일화를 둘러싼 잡음과 관련해 "당대표를 비롯해서 우리 모두가 사감이나 사익은 뒤로 하고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앞세워야 할 때"라며 "우리 모두가 명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권 본부장은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뜻을 최우선으로 해서 더이상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가 조심해야 될 때이다"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후보들 간 담판만이 지리한 공방을 끝낼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번 주말 양당 후보의 회동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치권에선 단일화 담판의 관건으로 ▲여론조사 경선 방식의 단일화 제안 수용 ▲'공동정부' 수준의 파격 제안 ▲안 후보 조롱에 대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사과' 등이 꼽힌다.
 
안 후보는 23일 경북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는 주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그런 계획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같은 날 공개된 부산일보 인터뷰에서는 "지금도 제 제안(여론조사 경선)을 받을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받는다면 또 모르겠다"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야권 단일화 요구 목소리에 대해서도 “지금은 오히려 (윤 후보 쪽에서) 전혀 그럴 생각이 없지 않느냐. 이 대표부터 해서 윤 후보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라며 윤 후보의 태도 변화에 따라 상황이 바뀔 여지를 남겨뒀다.
 
안 후보는 24일 "(부산일보) 인터뷰를 언제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단일화) 결렬 선언을 했을 때는 이미 시간이 다 지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지만 해당 인터뷰는 지난 22일 이뤄졌다.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은 그보다 앞선 지난 20일이었다. 
 
윤 후보와의 만남을 묻는 질문에도 "어떤 연락도 받지 못 했다"고 답했다. 윤 후보 측의 제안이 오면 회동에 응할 여지가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안 후보와의 협상 카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윤 후보 측에서 국민의당이 원하는 공동정부 수준의 파격 제안을 제안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퇴로로 열어달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DJP(김대중·김종필) 연합'과 같은 연립 정부 구상이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전날 이준석 대표가 안 후보 사퇴를 전제로 합당을 제안하면서 윤 후보 측에는 총리 등을 노리는 인사들이 많아 공동정부가 쉽지 않을 것이라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안 후보는 합당이든 단일화든 논의가 된다면 윤 후보와 자기가 해야 할 문제라 판단했다고 이 본부장은 전했다. 안 후보는 이날 관련 질문에 "자세한 내용을 들은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야권의 한 원로 인사는 "윤 후보가 이 대표를 강하게 질책해야 담판의 명분이 되는데 그렇게 하려면 당내 갈등을 감수해야만 한다"며 "김 전 위원장과 이 대표와의 분란으로 이미 곤혹을 치렀던 후보 입장에서는 그 상황 만큼은 피하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담판 요건이 충족되지 않더라도 일단 주말 사이 윤·안 후보 간 만남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 국민의힘 선대본부 고위 관계자는 "안 후보가 이 대표의 제안(합당·부산시장 출마 등)을 내용으로 거절한 건지 윤 후보가 직접 나서지 않은 협상 방식 때문에 거절한 건지 여부조차 확실하지 않다"며 "안 후보도 현재 퇴로가 없는 상황이다. 폭로전으로 단일화 협상이 바닥을 친 상태에서 두 후보가 더이상 버틸 수는 없을 것"이라며 주말 내 회동 가능성을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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