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군의 권한 강화
가자 지구내 표적 800곳 이상 공격해 초토화
블링컨 국무 "하마스 전투원 1,000명 이상"

7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7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김승혜 기자] 이스라엘 정부가 기습공격을 가해 온 하마스를 상대로 8일(현지시간) 전쟁을 공식 선포해 "대규모 군사 작전"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이스라엘군은 남부 지역에서 하마스 전투원을 궤멸하기 위한 전투를 계속하고 있으며 가자 지구에 대한 공습도 강화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의 사망자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 

하마스가 기습 공격을 가한 지 24시간이 넘었으나 이스라엘군은 여전히 일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하마스 전투원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 사망자는 최소 7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으며 이는 수십 년 동안 전에 없던 인명피해 규모다.  가자 지구에서 사망자는 400명 이상이다.

이스라엘의 전쟁 공식 선포로 전투가 크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 대한 지상군 공격을 가할 지가 관건이다. 지상군 공격은 과거 큰 인명피해를 유발한 적이 있다.

한편 하마스와 하마스보다 세력이 약한 지하드 그룹이 이스라엘에서 130명 이상의 이스라엘 주민을 가자지구로 납치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질들과 이스라엘에 투옥돼 있는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교화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인질들에는 군인과 민간인, 여성과 아이들, 노인 등이 포함돼 있으며 대부분 이스라엘 주민이지만 일부 외국인도 포함돼 있다. 이스라엘군은 납치된 사람 숫자가 "상당하다"고만 밝히고 있다.

7일의 하마스 공격에 가담한 전투원이 최대 1,000명에 달한다고 앤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미 ABC 방송에서 밝혔다. 이처럼 많은 병력이 동원된 것으로 보아 가자지구를 장악한 하마스 그룹이 철저한 사전준비를 했음이 드러난다. 하마스는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과 봉쇄로 팔레인스타인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는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하마스는 여러 시간 동안 공격하면서 고속도로 주변과 가자지구 인근 사막에서 열린 테크노 뮤직 축제 참가자 등 민간인들을 공격하고 납치했다.  인명구조대 자카는 축제 현장에서 약 260구의 시신을 치웠으며 사망자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사망자수가 이스라엘의 사망자 집계에 이미 포함돼 있는 지는 분명하지 않다.

대응에 나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동북쪽 베이트 하눈 마을의 상당 지역을 공습해 초토화하는 등 지구 내 표적 800곳 이상을 공격했다고 이스라엘군이 밝혔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해군 소장은 하마스가 이 마을을 공격 발진 기지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사상자수 보도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으며 수만 명에 달하는 주민들 대부분은 폭격 시작전 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하마스의 "모든 결집지와 통로를 계속 이렇게 강력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의 민간인들이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인근 최소 5개 마을의 주민들을 소개했다.

이스라엘 주민들이 실종 가족을 식별하는데 도움이 되는 DNA 등을 제공하기 위해 경찰서 밖으로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주민수 230만 명이 좁은 지역에 밀집해 거주하는 가자지구는 하마스가 장악한 이래 16년 동안 이스라엘과 이집트에 의해 봉쇄돼 왔다. 이곳 주민들은 공격이 심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주거 건물을 공습해 무너트리고 있다.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나세르 아부 쿠타는 집이 공습을 당해 부인 등 가족 19명이 공습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에는 7만4,000여 명의 난민들이 있는 수용소가 64곳이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는 225명이 머물고 있는 학교 수용소가 공격 당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언론들에 따르면 이스라엘 사망자가 최소 700명이며 군인도 44명 포함돼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어린이 78명과 여성 41명 등 413명이 가자지구에서 숨졌다. 양측의 부상자는 약 2,000명이다. 한 이스라엘 당국자는 보안군이 400명의 전투원을 사살했고 수십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서도 8일 이스라엘군과 충돌이 발생해 6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숨졌다.

이스라엘 북부에서 레바논 헤즈볼라 민병대 그룹이 공격함에 따라 전쟁이 북부 지역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헤즈볼라는 로켓과 박격포로 국경 분쟁지역 이스라엘군 진지를 공격했으며 이스라엘군이 드론으로 반격했다. 이스라엘군은 전투가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민주주의 연구소의 요하난 플레스너 소장은 이스라엘 정부의 대 하마스 전쟁 공식 선포가 "정부가 장기간에 걸친 치열한 전쟁이 시작됐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40년 동안 레바논과 가자지구와 전투를 치르면서도 전쟁을 공식 선포한 적이 없다.

이스라엘 정부는 "중대한 군사 조치"를 승인했다. 중대 군사 조치가 무엇인지는 규정하지 않았으나 이 선언으로 군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보다 큰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국영 방송에 출연해 하마스가 "전에 없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쟁이 길어지고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총리실은 성명에서 하마스의 "군사력과 통치 능력" 파괴해 향후 "여러 해 동안" 이스라엘인들을 위협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7일 이스라엘이 설치한 장벽을 부수고 오토바이와 픽업 트럭, 파라글라이더와 보트 편으로 22 곳의 이스라엘 거주지를 공격했다.

이스라엘의 사망자가 많고 대응이 느렸다는 점에서 이스라엘 정보기구가 실패한 것이 드러나고 있으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체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는 오랜 인식이 깨졌다.

이스라엘 주민들이 인질이 돼 있어 이스라엘의 대응이 쉽지 않다. 과거 이스라엘은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포로를 내주는 협상을 해왔다.

한 이집트 당국자는 이스라엘이 이집트 정부에 인질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집트는 또 이스라엘 및 하마스와 휴전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현 단계"에서 휴전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이집트 당국자가 밝혔다.

하마스 군사 조직의 숨은 지도자 모하메드 데이프는 이번 공격을 "알-아스카 폭풍 작전"으로 명명하고 가자에 대한 16년 봉쇄 및 점령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긴장을 고조시켜 온 최근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최근 1년 새 이스라엘의 극우 정부가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서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몰아내고 이스라엘 정착촌을 건설해왔으며 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인 알-아스카 모스크에서도 충돌이 발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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