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판매은행 국민은행 현장 점검
판매사 전수조사로 확대해 현황 파악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홍콩 시민들이 17일 증권 시세 전광판 앞에서 스마트폰을 열심히 보고 있다. 2022.05.18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홍콩 시민들이 17일 증권 시세 전광판 앞에서 스마트폰을 열심히 보고 있다. 2022.05.18

[정재원 기자] 내년 홍콩 증시 급락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면서 금융감독원이 은행·증권사 등 판매사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27일 금감원 관계자는 "홍콩 H지수 ELS를 점검하기 위해 판매사에 대한 현장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H지수 ELS를 최다 판매한 국민은행을 현장 점검에 착수한 바 있는데, 다른 판매사 현황을 들여다보기 위해 점검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판매 잔액은 20조5,000억 원에 달했다. 이중 15조 8,860억 원어치가 은행을 통해 판매됐다.

특히 이중 국민은행의 판매 잔액은 7조8,458억 원으로 약 절반을 차지했다. 이어 신한은행 2조3,701억 원, NH농협은행 2조1,310억 원, 하나은행 2조1,782억 원 등의 순이었다. 이들 모두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몰려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 중에서도 최대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등 5∼6곳이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 역시 약 3조5,000억 원이 내년 상반기에 만기를 맞는다.

통상 3년 만기로 운영되는 ELS는 만기 시점 기초자산 가격이 판매 시점보다 35~55% 이상 하락하면 손실이 발생한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H지수는 판매 시점에 1만을 넘었지만 지난 23일 기준으로는 6075.19로 떨어진 상태다. 내년 상반기 만기 때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이유다.

이는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가로 구성된 홍콩H지수가 중국 경제 둔화, 미·중 분쟁 등으로 크게 하락한 탓이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 손실이 확정될 경우 은행·증권사들의 불완전판매 여부도 드러날 전망이다.

실제 금감원은 ELS 구조가 복잡하고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고위험 상품임에도 판매사들이 이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했는지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만약 판매사의 불완전판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게 되면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사모펀드 사태에 준하는 논란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판매 현황이나 은행의 민원 대응 방안 등을 점검하고 있다"며 "내년에 실제로 손실이 발생하면 감독 당국 차원에서 추가로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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